[KJtimes=견재수 기자]포스코그룹이 ‘개혁 경영’의 닻을 올렸다. 새 사령탑에 오르며 지휘봉을 잡은 최정우 회장이 개혁을 위해서는 자아 성찰과 반성이 우선이라는 기본 인식으로 고삐를 바짝 죄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의 시선이 최 회장의 행보로 향하는 모습이다. 자기성찰을 통해 새로운 청사진을 구체화하겠다는 그의 행보에 그동안 얼룩진 포스코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국내에서의 과거 위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면 최 회장이 고삐를 죄고 있는 ‘개혁 경영’의 키워드는 어떤 것일까.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27일 취임사에서 강조한 ‘실질·실행·실리’ 등 이른바 ‘3실(實)’의 업무 원칙이다. 현재 이 같은 원칙은 빠르게 그룹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례로 그룹 차원에서 운영해 온 비슷한 성격의 전략협의 회의체를 통합해 ‘전략조정 회의’로 간소화했는데 전략조정회의는 안건이 있을 때만 열고 참석자도 안건과 관련된 임원들로 한정했다.
그런가 하면 업무 보고는 되도록 이메일로 하도록 했고 업무현황 정보공유 보고는 사내 업무보고 템플릿인 ‘포위스’(POWIS)를 이용하되 화려한 형식을 지양하고 내용 위주로 작성하도록 했다. 아울러 파워포인트도 의사결정용 회의 때만 작성하게 하고 분량은 5장 이내로 제한했다.
사실 새로운 기업 이념인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구체화하려는 노력은 곳곳에서 엿보인다. 그룹사가 공동 사용하는 사내 업무시스템 내에서 사람찾기나 이메일 수신처 등을 확인할 때 직급 표기를 삭제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의 경제 활성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행보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그는 이를 위해 1조원 규모로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중소 공급사와 혁신성과를 공유하는 ‘베네핏 쉐어링’ 제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체질개선이다. 최근 최 회장은 그룹사의 전 임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개혁 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그가 현재의 포스코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큰 사람들이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임원들이라고 생각하며 개혁을 위해서는 ‘경영책임’이 큰 임원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우회적인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재계 일각에서도 최 회장이 체질 개선 노력을 강조하면서 임원진을 독려하는 동시에 쇄신 강도를 높이겠다는 뜻이 저변에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정식 취임하기도 전에 경영 방향에 대한 외부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 이른바 ‘포스코 러브레터’를 공개 제안하고 이를 즉각 실행에 옮긴 것이 대표적 실례로 꼽힌다.
뿐만 아니다. 최 회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신사업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총괄 책임자로 영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또 경영진과 사외이사 외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킨 ‘기업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서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의 행보는 현재 포스코가 안고 있는 ‘빛과 그림자’에 특히 임원들의 책임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그의 개혁경영이 얼룩진 과거사를 탈피하고 100년 대계의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