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반도체 기업들도 한국에 대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한국산 반도체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0일 일본의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기업이 대응을 서두르는 가운데 일본 반도체 제조사 사이에서도 한국으로부터의 반도체 조달에 영향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수출규제 국내 생산 영향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기업의 우려와 대응 등을 소개했다.
일본내에서 컴퓨터를 생산하는 소니 컴퓨터 사업 부문이 독립한 'VAIO'(바이오)의 하야시 가오루(林薰) 이사는 "부품 조달에 영향이 나오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히야시 이사는 반도체의 구체적 조달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 이외에서 대체 조달을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샤프 자회사 '다이나북'은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 아직 전망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수출규제에 따라 한국으로부터의 반도체 공급에 영향이 나올 리스크(위험)가 폭넓게 의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계약별 심사에 90일 안팎이 걸리면서 일본의 소재 회사 실무에도 영향이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감광제인 포토리지스트(PR)를 취급하는 JSR은 "개별 신청이 되면서 서류 수가 늘었다"며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도쿄오카공업도 "정부에 대한 수출신청 미비가 없도록 필요한 서류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기업에 따르면 리지스트의(한국 이외 등으로의) 부정한 전매를 하지 않는다는 서약서 등을 수출처인 한국의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가져올 필요가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응에 서두르는 한국 기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는 수뇌(핵심인물)·간부가 일본과 대만을 방문, 당분간 생산에 필요한 재고 확보에 분주하다"며 "삼성은 조달 담당 간부를 대만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를 다루는 소재 제조사 공장이 대만에 있어 한국으로의 공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지난 7일 밤 방일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대형 은행 간부와 면담하고 이번주 후반까지 일본에 체재할 예정으로, 필요하면 거래처인 반도체 관련 기업 간부와도 만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은 (규제) 대상 이외의 제품을 취급하는 일본의 소재 회사에까지 '향후에도 안정적 공급을 부탁한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화학 대기업 간부는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생산에 대한 영향에 (삼성이) 전례 없는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