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소유한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사우디의 원유 생산 절반이 차질을 빚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증권사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16일 KB증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 피격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으나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놨다.
KB증권은 당분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5∼10달러 안팎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사우디는 비축유를 통해 생산 차질을 상쇄할 계획이나 생산 차질 규모를 고려하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삼성증권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이 공격받은 것과 관련해 유가의 단기 상승 요인에 그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삼성증권은 이번 테러에 따른 생산 차질 물량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것은 사실이나 단기에 수습될 가능성이 있고 일정 부분 대응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단기 유가 상승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로부터 원유를 공급받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의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며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사우디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아울러 이란 대통령과 대화 가능성도 남아 있고 글로벌 경기 하강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수요 측면에서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급 차질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라며 “첫째 사우디가 보유한 원유 재고를 방출하는 것이고 둘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잉여생산능력을 활용해 공급을 늘리는 것, 셋째는 미국과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보유한 전략적 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올해 8월 기준으로 사우디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 이집트, 한국, 미국 순으로 이들 국가가 이번 공격에 따른 공급 차질 리스크에 가장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물론 이는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가능한 것으로 결국 사우디의 생산 차질이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가장 긴요하다”면서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사건 정황에 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때까지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