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10cm가 넘는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있던 바다거북이, 뱃속에서 6kg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 향유고래, 500ml 플라스틱 생수병을 고스란히 뱃속에 담고 있던 아귀.
이 모든 것은 편리를 위해 무심코 사용했던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자연과 생물을 위협하는 무기가 된 결과물이었다. 지구 멸망을 앞당기는 오염원들이 돌고 돌아 다시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오면서 업사이클링(Upcycling)이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업사이클이란 버려진 제품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해 새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업사이클링은 현재 산업계 전반으로 움직임이 번진데 이어 2020년에는 필(必)환경 소비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리적 소비자 증가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의 실천, 컬렉션부터 놀이터 개소까지 ‘주목’
현대자동차는 최근 중국 친환경 패션브랜드 ‘리클로딩 뱅크 (Reclothing Bank)’가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브랜드 체험공간인 현대모터스튜디오 베이징에서 ‘리스타일(Re:Style)’이란 콘셉트로 협업을 진행했다.
리클로딩 뱅크 디자이너와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와 함께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폐기되는 자동차 시트가죽을 재활용한 의상 7벌을 선보였다.
행사장에서는 컬렉션 의상 외에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만든 티셔츠와 에어백을 재활용한 에코백도 제공하는 한편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전기차 엔씨노 EV를 행사장에 전시해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의 의미를 확장시켰다.
리클로딩 뱅크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장 나(Zhang Na)는 관계자 120여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 자리에서 “이번 컬렉션 목표는 버려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고 리스타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컬렉션 의상의 나머지 소재 역시 버려지는 원단 혹은 재활용한 원단을 사용해 업사이클링 컬렉션 의미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폐기물 업사이클링(Up-cycling) 전문 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5개월 간 전국에서 폐휴대폰과 소형 전자제품을 수거, 재생 원료화된 플라스틱으로 서울 강서구 달빛어린이공원에 친환경 놀이터를 조성했다.
LG유플러스와 테라사이클은 지난 3월말부터 폐휴대폰 및 소형 전자제품을 수거하는 고객 참여형 캠페인을 실시했다. 용산, 마곡사옥과 전국 33개 직영점에 수거함을 설치해 5개월 간 휴대폰과 충전기, 케이스, 액정필름 등 주변 액세서리는 물론 MP3플레이어, 내비게이션, 소형청소기 등 소형 전자제품 총 143.4㎏을 수거하면서 친환경 놀이터로 재탄생시켰다.
◆면세점부터 K뷰티까지…심각한 우리별 ‘지구 살리기’ 동참 촉구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심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신세계면세점은 업사이클 전문 사회적 기업인 ‘터치포굿’과 함께 회수한 폐 선불카드를 여행용 네임택으로 제작하고, 국내에서 재활용률이 약 90%에 이르는 크라프트지 박스로 포장하는 ‘킵 잇 그린’(KEEP IT GREEN)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업싸이클된 제품들은 1월2일까지 신세계면세점 전점에서 당일 50달러 이상 구매하는 내외국인 고객 중 선착순 4000명에게 네임택을 증정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매달 항공기에 실리는 기내지 중 폐기처리된 것을 활용해 여권지갑, 러기지택, 카드지갑을 제작해 크라우딩 펀딩 형태로 판매 중이다. 판매수익금을 기후변화·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식물원 수목 조성 목적으로 식물연구보전기관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포장재 줄이기에 나서면서 친환경 행보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포장용 에어캡 대신 종이 소재 완충재를 사용하는 중이다. 공병을 수거해 화장품 용기 원료로 활용하면서 화장품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줄이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