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 악화로 삼성그룹 안팎이 분주한 가운데 재계 일각에선 경영승계 탄력 여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간밤(10일 저녁) 심장마비 증세로 병원으로 긴급 호송됐다. 응급실 도착 직후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은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은 뒤 11일 0시 15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심장의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다. 현재 긴박했던 순간을 넘기고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심장마비 증세로 심폐소생술(CPR)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져 파장은 일파만파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재계 또 다른 일각에선 이 회장이 처음 순천향대병원을 찾은 것이 간밤의 긴박했던 상황을 암시하는 것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평소에는 크고 작은 건강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던 탓이다.
이처럼 이 회장의 건강이 나빠짐에 따라 삼성그룹 경영의 불확실성으로 상존해온 그의 건강 문제가 이후 경영에 변화를 초래하는 변수가 될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모태기업인 제일모직과 삼성SDI의 합병을 추진하는 등 주요 계열사를 쪼개고 붙이는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이 한창이다. 삼성생명 금융 계열사에선 대규모 인력감축과 지분 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불황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뒤를 이을 신성장 동력을 찾고 그룹 전반의 체질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 ‘마하(Mach) 경영’으로 불리는 이런 경영 혁신 작업은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변화가 탄력을 받을지 여부다. 지주회사 전환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3∼4년간 단계별로 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후에는 LG그룹처럼 지주회사를 분할해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3남매가 계열분리 절차를 밟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 회장의 건강 악화로 지배구조 변화에 가속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1942년생으로 올해 만 72세며 폐 부분의 림프암이 발병해 1999년 말~2000년 초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수술 후 재발을 막고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으며, 의료진의 권유로 매년 겨울이면 기후가 따뜻한 해외에서 지내며 건강관리를 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국외로 나갔다 올 때마다 하루 이틀씩 병원에서 건강의 이상 유무를 체크하는 등 꼼꼼하게 건강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