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한화그룹의 계열사 지분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 최근 불거진 갤러리아 백화점과 한화생명의 지분 매각설, 한화손해보험의 경영권 매각 추진설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소문 이면에는 한화그룹이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번 삼성그룹 계열사 인수가 한화그룹에 재무적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나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는 판단에서다.
재계와 시장의 우려는 한화그룹의 전례와 무관하지 않다. 한화그룹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할 당시 계약금을 납부한 뒤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중간에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물론 한화그룹은 당시 상황에 대해 6조원이 넘는 인수금액을 한꺼번에 내는 거래였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지는 등 지금과는 처한 상황이 많이 달랐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빅딜 이후 삼성의 4개 계열사를 넘겨받는데 필요한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뭍밑으로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마련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화그룹의 입장은 단호하다. 공식적으로 “삼성 빅딜과 관련해 재무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 이유에 대해 부담을 줄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한화는 삼성테크윈 지분(32.4%)에 대한 인수대금 8400억원을 2회에 걸쳐 분납하고,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는 삼성종합화학 인수에 필요한 대금 각각 5081억원과 5519억원을 3회에 걸쳐 나눠 내도록 계약을 맺는 등 부담을 줄였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또 실탄이 크게 부족한 편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등 3개 회사가 보유한 현금 총계가 3000억원에 이르고, 매년 3사가 창출하는 이익이 2000억원에 달하는데다 ㈜한화, 한화케미칼이 매년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도합 1000억원을 더하면 부족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나돌고 있는 계열사 매각설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이다. 항간에서 제기되는 있는 것처럼 인수대금 마련을 위한 계열사 매각은 절대 없다며 시장의 관측을 부인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어떤 기업이든 필요한 현금을 모두 손에 쥐고 사업을 하지는 않으며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은 자산 유동화 등 여러 가지 갈래가 있을 수 있는데 1차 대금을 치르는 내년 6월에 맞춰 자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자꾸 불안하다 불안하다 하는데 실제로 문제는 전혀 없다”며서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배당금이 존재하고,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도 충분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인수대금 마련에 대한 고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일례로 얼마 전 한화생명 지분 매각 계획과 관련한 조회공시가 꼽히고 있다. 당시 한화측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앞으로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를 넘겨받기로 한 초대형 빅딜을 지난달 성사시키며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그룹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고무돼 있는 한화그룹이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