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철강업황 악화와 검찰수사 등으로 위축됐던 포스코[005490]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차 사업 계약이 이르면 다음달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업계에선 이에 따라 검찰 수사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와 신뢰를 회복하고 위축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사우디 국부펀드인 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합작사업 협상을 일괄 타결하고 이르면 다음 달 중순께 계약서에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 초 PIF와 합작사업 계약을 맺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 등으로 인해 지연돼왔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이와 관련 “현재 상황에서 큰 걸림돌이나 새로운 변수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 “계약 상대방이 있어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음 달 계약) 가능성은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하순 방한한 이브라힘 알 아사프 사우디 재무장관 일행은 서울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합작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작사업은 사우디 정부가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산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건설과 자동차 등 주요 사업에 포스코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PIF는 포스코건설의 지분 38%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하고 포스코건설과 건설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해 사우디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3월 중순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사우디 측에 수시로 수사 상황을 전하며 긴밀하게 협의해왔다. 포스코건설 수사가 최근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사우디 측은 전임 경영진 때의 일로 사업 일정을 더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PIF가 신설한 국영 자동차회사인 SNAM의 지분 15%를 600억원에 인수해 3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자동차 설계, 부품조달, 조립 등 국민차 생산을 위한 전 공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6∼8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SNAM 주요 관계자와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어 9일에는 사우디 측의 요청으로 국민차 사업에 필요한 인력 확보를 위한 채용박람회를 여는 등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사우디와의 합작사업은 철강 업황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한 포스코에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총력을 기울이는 재무구조 개선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그룹 성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