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시대’…‘전자+물산’ 양날개로 큰 틀 완성

2015.05.27 10:50:44

합병사 지분의 16.5%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

[KJtimes=김봄내 기자]삼성그룹의 새로운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의 뉴삼성이 큰 틀을 완성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자업종과 통합 삼성물산의 비()전자업종을 양날개로 안정적인 경영승계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다만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에서 이 회장으로의 경영승계 때와는 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점은 향후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 검증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삼성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전날인 26일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양사간 합병을 결정했다. 양사는 오는 7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을 확정할 예정으로 합병기일은 91일자다.

 

이번 합병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 주식 1주당 제일모직 신주 0.35주를 교부한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고 삼성의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제일모직 사명은 브랜드로 사용할지, 사업부 명칭으로 활동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건설, 상사, 패션, 레저, 식음 등 삼성의 비전자 핵심 사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크게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삼성물산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전통적인 내수업종으로 꼽히던 레저와 식음 등에서도 글로벌화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황 침체로 고전하던 건설도 제일모직 건설부문과의 합병 시너지는 물론 대주주 프리미엄까지 얹히면서 각종 수주전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예상된다. 상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사업영역 확대가 용이해졌다.

 

이런 시너지를 고려해 양사는 지난해 기록했던 34조원의 매출 성과를 5년 후인 2020년까지 60조원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주식시장은 이런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는 나란히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사업적 시너지와 더불어 양사의 합병은 삼성의 지배구조 큰 틀이 완성됐다는 의미가 있다.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승계가 사실상 막바지에 다다른 셈이다.

 

삼성물산 주식 1주가 제일모직 주식 0.35주로 전환되면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구조는 변화가 온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지분 23.2%)인 이 부회장은 합병사 지분의 16.5%를 가지게 된다. 이 회장은 2.9%,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담당 사장의 지분은 각각 5.5%가 된다. 이 부회장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오너가의 합병사에 대한 지분은 줄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커진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을 0.57% 보유 중이다. 이번 합병에 따라 삼성물산이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지분 4.1%를 이어받고 이 회장과 함께 직접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0%까지 합치면 이 부회장은 8%가 넘는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삼성 지배구조인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제일모직의 연결고리상 이 부회장은 이번 합병으로 삼성생명을 거치지 않고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 지배구조는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합병으로 지배구조 완성을 위한 추가 분할, 합병, 사업구조 변화가 예상된다합병법인의 가치 상승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합병 삼성물산이 보유하게 되는 주요 계열사 주식은 삼성전자(4.1%), 삼성SDS(17.1%), 삼성생명(19.3%), 제일기획(12.6%) 등으로 IT부문과 금융부문에 대해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도 보고서에서 합병 결정은 삼성물산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시장에서 점치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전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법인에 합산 15000억원 정도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예상되는데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합병 계약 해지 가능성을 사측에서 언급했다면서도 삼성물산의 현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상회하고 있다는 것은 합병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합병에서 눈여겨 볼 것은 또 있다. 바로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다. 이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이 이번 합병으로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는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 각각 지분 46.3%를 갖고 있고 삼성물산이 4.9%를 보유 중이다. 바이오 사업에 통합 삼성물산의 역할이 중요해진 대목이다.



김봄내 기자 kbn@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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