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힘 실리는 ‘신격호 건강이상설’…진실은

2015.08.04 17:07:44

한국 롯데그룹 제기 후 일본 롯데까지 가세

[KJtimes=김봄내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와 세간의 관심은 건강이상설의 사실 여부로 모아지는 모습이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은 지난달 28일 한국 롯데그룹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날은 한국 롯데그룹이 신 총괄회장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그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퇴진시키고 명예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힌 때다.

 

당시 한국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전날 일본으로 건너가 본인을 제외한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한다고 구두로 발표했고 이런 행동을 한 직후 자신이 해임한 쓰쿠다 사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며 건강이상설을 제기했다.

 

한국 롯데그룹은 이후에도 정식으로 신 총괄회장의 판단능력 문제를 입에 올렸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으로 판단해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을 때다.

 

당시 한국 롯데그룹은 입장 자료를 통해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우신 총괄회장을 임의로 동행시켜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렇게 제기된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은 그다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기 전날까지도 신 총괄회장이 건강하다고 계속 강조해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다가 분쟁이 시작되자마자 줄기차게 건강이상설을 주장했는데 납득을 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4일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이 제기해 온 신 총괄회장의 판단능력 이상설에 일본 롯데까지 힘을 보태고 나선 것이다.

 

이날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 같은 질문을 다시 하신다든지 내가 일본 담당인데 한국 담당으로 헷갈리셨다며 그의 건강과 판단 능력이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달 27일 변호사만 동석한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과 면담했다면서 대화 때 (신격호 회장이) 굉장히 침착하셨고 아주 문제없게 대화를 나눴지만 도중에 하고 생각되는 국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상황이라는 한국 롯데그룹 측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해답은 또 다른 곳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그는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답을 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가 건강이상설에 휘말렸다.

 

그런가 하면 3일 귀국한 신동빈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도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당시 신 회장은 아버지의 판단능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제가 좀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지난 2일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신 총괄회장의 상태도 또 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영상을 통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차남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적이 없으며 자신을 배제하려는 시도를 용서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 영상이 공개된 후 재계 일각에선 메시지는 분명했지만 영상에 나타난 신 총괄회장의 모습은 건강이상설을 완전히 불식시키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 총괄회장은 카메라를 한차례로 응시하지 않고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아래에 놓인 종이를 읽어내려 갔는데 논란이 됐던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하긴 했지만 써놓은 내용을 읽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일본롯데홀딩스한국롯데홀딩스로 틀리게 읽는가 하면 단어를 더듬거나 여러 차례 끊어 읽는 등 다소 어눌한 말투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은 수십년간 롯데를 이끌어온 분인데 일본롯데홀딩스를 존재하지도 않는 한국롯데홀딩스로 바꿔 말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에 여전히 무게를 실었다.

 

만일 설득력을 얻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이 사실로 드러나면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판단능력에 이상이 있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그의 지지는 논리적 힘을 잃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신 총괄회장의 우호세력으로 평가받던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회 등 주주들도 신동빈 회장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때문에 그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한국 롯데그룹의 파상공세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봄내 기자 kbn@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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