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제네시스 수소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이유는 소형·중형차나 중저가 차로는 제조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지만 고급차·대형차는 소비층이 가격에 크게 연연치 않으므로 수소차 판매가가 비싸더라도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소차의 핵심은 수소가 산소를 접촉하는 면적을 늘린 연료전지스택의 제조와 발생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모아서 구동계로 전환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서 현대차가 판매한 넥쏘의 연료전지스택 불량문제도 여기서 발생하는 것인데 수소 승용차의 연료전지스택문제가 수소 상용차에서도 발생할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에 근거하고 있다.
사실 기술적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현대차만이 아니다. 글로벌 메이저사들도 수소 승용차 포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독일 벤츠는 지난 2021년 제조비용과 인프라부족 들어 SUV GLC F-CELL 생산을 중단했고 일본 혼다는 2021년 6월, 수소차 생산을 중단하면서 오는 2040년에 100% 전기차 생산을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일본 도요타는 2021년 12월 14일 2030년 전기차 판매를 200만대에서 350만대로 늘릴 것이라며 수소차 얘기는 슬쩍 건너뛰었다. 독일의 폭스바겐도 수소차는 물리학적으로 무리라며 수소차 생산을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독일 아우디의 경우 지난 2018년 현대차와 수소차 동맹을 맺었으나 이후 조용히 동맹을 해체하고 수소를 탄소중립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미국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수소전지는 바보 짓”라고 천명했다.
그러면 수소상용차에 대한 기대감은 어떨까.
수소 상용차에 대한 기대감은 승용차에 비해 고출력과 장거리 주행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현재 기술로는 고출력과 주행거리 확대를 위해서는 배터리를 더 많이 실어야 하는데 그러면 차량의 중량이 늘어나고 충전시간도 더 많이 걸리는데 반해 수소차는 원래 출력이 높고 주행거리 확대는 연료탱크 용량을 늘리면 되므로 수소차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전기차는 최근 수년간 주행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배터리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충전시간을 줄이는 기술적 발전을 꾸준히 이루고 있어 ‘주행거리-연료비-출력’ 상호간 최적화가 진행 중에 있으므로 ‘상용차는 수소차가 효율이 높다’는 것은 절대 공식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소상용차에 대한 기대감을 감소시키는 것은 ‘글로벌 수소 상용차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현대차가 2020년 7월 세계 최초로 수소 상용차(엑시언트)를 개발했으나 양산 및 판매는 2022년부터다. 그런데 문제는 글로벌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절대 부족이라는 것과 넥쏘에서 발생한 연료전지스택 불량문제가 상용차에서도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복병은 또 있다. 다임러트럭이 개발한 수소트럭(GenH2, 2021년 1월) 시제차량이 2021년 10월 25일 독일정부의 공공도로 주행승인을 받는 등 다수의 대형 수소 상용차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따라서 현대차의 수소트럭도 판매를 하려면 각국의 규정에 맞춰 현지의 인허가 등 각종 승인절차를 거쳐야 판매가 가능하다.
현재 글로벌 상용차 시장은 트라톤그룹(만, 스카니아 등 폭스바겐 자회사), 다임러트럭(세계 상용차시장의 1/4), 프레이트라이너(북미 점유율 1/3 이상으로 1위)와 중국·일본 등은 이외에 자국 브랜드가 절대 우세다.
반면 한국 상용차시장은 2017년 24만4607대에서 2018년 23만9519대로, 또 2019년 22만8801대에서 2020년 22만2518대로 계속 감소 중에 있다. 현대(기아)차의 1톤 이상 상용차(버스 제외) 판매도 2017년 4만대에서 2018년 3만8060대, 2019년 2만3466대, 2020년 1만7546대로 감소 중이다.
수소차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중대형 시장 규모는 2018년 1만8496대(현대차 9613대), 2019년 1만5994대(현대차 8829대)다. 덤프트럭 기준으로는 연간 1만5000~2만대 수준이다.
현재 현대차로서는 기술적 어려움과 함께 글로벌 수소 상용차 시장을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가장 큰 해결 문제로 꼽히는 ‘충전소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이런 과제들을 풀어내고 극복해야만 현대차는 수소차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