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0대 코스트코 노동자 일터에서 사망…노조 "3년째 열악한 근로환경 답보"

2023.06.30 09:53:29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 하남점 열악한 근무환경 실태 고발 기자회견 개최
"노동부, 제대로된 조사 시행하고 코스트코는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하라"


[KJtimes=정소영 기자] 지난 19일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카트관리 업무 중이던 30대 노동자 A씨가 의식을 잃고 동료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에 이르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지난 23일 오전 10시 20분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 개최하고 고용노동부의 제대로된 재해조사 시행과 코스트코의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마트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코스트코 하남점은 비슷한 매출의 상봉점보다 적은 인력을 유지하며 한 직원이 여러 업무를 돌아가며 하는 이른바 ‘콤보’라 칭하는 인력 돌려막기로 직원들을 고강도 업무에 내몰고 있다”며 “A씨 역시도 계산대 업무에 이어 카트관리 업무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인력 쥐어짜내기 문제뿐만 아니라 재해 현장에는 고온환경에 대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휴게시간과 휴게시설, 앉을 수 없는 장시간 계산업무, (A씨) 사고 당시 적절한 응급조치 여부 등 (고용노동부) 조사를 통해 재해의 연관성을 자세히 따져보아야 할 사고 요인이 산적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애매한 입장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A씨의 사인을 단순히 병사로 규정하고 제대로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을데 대한 우려이다”며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제대로된 조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트노조는 고용노동부가 재해당시 CCTV 확보해 초동조치와 업무내용에 대해 정확히 조사할 것과 사고 당시 주차장 노동환경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코스트코측에는 이번 사고에 대한 입장과 대책 발표, 만성직인 인력부족 문제와 열악한 근무환경 해결을 촉구했다.

 “코스트코 하남점, 3시간에서 3시간반 이상 투입 자주 발생...계속 서서 일해야 하는 환경


이날 기자회견 발언자로 나온 자코스트코지회 공경훈 부지회장은 6월 20일 점심경에 (A씨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조문을 하고 하남점을 방문해 근무환경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하남점 분위기는 말그대로 침통해 사고에 대해 묻는 것 자체가 상처를 헤집는 것이라 뭐라고 말을 붙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원들의 전하는 목소리는 비슷한 매출과 점포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봉점에 비해 하남점의 인력은 훨씬 못미친다. 하남점의 전년대비 매출신장율은 코스트코 18개 매장중 당연 1위이다”며 “인력은 부족한데, 매출이 늘었으니 노동강도가 당연히 높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은 A씨 사망 사건이 단순하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코스트코는 계산업무 중 제대로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비치돼 있지 않으며, 대용량 상품 등을 취급하고 있어 구조상 앉아서 일할 수가 없다”며 “노동조합은 서서 일하는 노동자가 때때로 앉을 수 있는 의자 도입을 교섭에서 요구했지만 (코스트코는) 묵묵부답이였다. 동종업계 마트는 1회 2시간 이상 계산대에 투입하지 않지만, 코스트코 하남점에서는 3시간에서 3시간반 이상을 투입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 계속 서서 일해야 하는 환경이다”고 열악한 노동 환경을 꼬집었다.

공경훈 부지회장은 6월18일과 6월19일에는 하남시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였다.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는 별도의 냉방시설이 없으며, 온습도를 체크할 수 있는 온도계가 없어, 지금 내가 일하는 이곳에 환경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특히, 주차장 1층과 2층은 차량 열기뿐만 아니라, 내부공조시설이 맞닿아 있어 체감온도가 더욱 높았다. 하남점 주차장 내 공기순환설비는 넓은 주차공간을 커버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며 상시 가동되지 않았다”고 A씨 사망 전날과 당일 근무 환경을 전했다.

이어 “노동부 가이드대로 폭염에 따른 추가적인 휴게시간이나 작업중지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제대로 교육은커녕 일반공지조차 되지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주차카트 사무실(휴게실)에는 제대로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1개 뿐이고, 2층 카트에 실려있던 생수는 상온에 방치된 채로 제공돼 왔다며 사고 다음날 아이스박스에 이온음료분말과 함께 제공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코스트코는 취업규칙 내 안전수칙으로 쇼핑카트를 한번에 6대 이상을 끌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직원 한 명이 십수 대에서 이십여 대가 넘는 카트를 밀고, 끌고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공단(kosha.or.kr)에서는 수십 대의 카트운반 업무의 유해∙위험요인으로 ‘과도한 힘의 사용’을 꼽고 있다.

공경훈 부지회장은 노동부는 이 점을 간과하지 말고, 정확히 현장으로 나가 재해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초동대응이 잘 됐는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며 “2018년 이마트에서 계산대에 일하던 조합원이 근무 중 쓰러져 사망했을 당시, 쓰러지고 나서 골든 타임때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살리지 못했다”고 노동부의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청에 중대재해신고가 20일 오전경에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경찰에는 신고가 되지 않았다.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 27조에 따르면 감독관은 중대재해 발생시 즉시 재해발생 원인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되, 최초로 현장을 조사하는 경우에는 재해조사에 필요한 안전보건교육일지 등의 관련서류 및 목격자 진술서 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재해발생원인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되어있다”며 “재해당시 관련 CCTV를 모두 확보해 정확하게 초동대응을 했는지,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또한 재해자의 업무내용과 강도, 휴식시간은 얼마됐는지, 일했던 공간의 노동환경은 어떠했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철저한 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 마트노조 “응답 없는 인력충원 요구, 무더위에도‘더 많이, 더 빠르게’일해야”

주변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계산대 업무를 수행하던 중 재해발생 약 2주일 전 카트관리 업무 결원 발생으로 해당 부서에 재배치돼 근무하게 됐다고 한다. 코스트코 운영 특성상 ‘콤보’라 불리며 여러 업무를 돌아가며 수행하기도 하는데 A씨 역시 이전에도 계산대 업무와 카트 업무를 병행하기도 했다는 것. 

이러한 점포 운영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 문제를 인력 충원 대신 노동력 쥐어짜내기로 해결하는 것으로 해당 점포의 다수 부서에서 인력부족 문제를 호소해왔지만, 실효적인 인력 충원은 부재했던 것을 다수 직원들의 증언이다. A씨가 일했던 부서 인원은 10명 남짓으로 매출 규모가 비슷한 타점에서는 19명의 인원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A씨가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강도에 노출되어 왔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는 게 마트노조의 주장이다.



◆ 의자도 없는 계산대, 3시간 이상 연속근무 노동자에 대한 배려 없는 일터

마트노조는 ‘의자에 앉을 권리’를 주장하며 지난 수년간 캠페인과 대형마트에게 의자 비치를 요구해온 결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계산대에서 계산원이 의자에 앉아 일하는 것이 이제 평범한 모습이 됐다. 그러나 유독 코스트코 계산대에서는 의자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는 “코스트코를 제외한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단체협약 및 회사와 협의를 통해 일렬POS(계산대)에서 연속근무를 2시간 이상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는 반면 코스트코는 계산대 연속업무 시간이 3시간 이상인 경우가 많다”며 “A씨는 카트관리 업무로 배치받기 직전 상당 기간 근무한 계산대 업무는 의자도 없이 장시간 서서 반복적으로 일했다는 의심이 드는 지점이다”고 지적했다.

무더위에 근무환경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기상청은 지난 18일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를 발효해 사건 당일인 19일 오후 8시에 해제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예방가이드>에는 실내 작업장(실내에 전체 냉방장치 설치가 어려워 외부 기온에 따라 실내온도가 영향을 받는 장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포함돼 있다. 

한편 마트노조 코스트코지회에 따르면 2020년 8월 설립과 함께 단체교섭을 시작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사는 노동조합이 제시한 POS 연속근무시간 1회 2시간 제한, 옥외작업 시 건강보호, 의자비치 등 앞서 제기된 문제들이 다수 포함된 단체협약안을 수용하지 않는 상태이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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