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4년-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한국 외교·경제·안보에 미칠 4대 과제는?

2025.07.14 08:44:22

국회입법조사처 '러우 전쟁 및 평화 협상의 현황과 전망,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 발간
심성은 조사관 "균형외교, 재건사업 진출, 방산수출 확대, 북·중·러 협력 대비 필요" 대응 방안 제안


[KJtimes=정소영 기자]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째 지속되며 인도적·경제적 피해는 물론, 국제질서 재편과 군비 경쟁 격화 등 복합적 파장을 낳고 있다. 전쟁의 장기화로 양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고갈되고 있고, 국제사회는 평화협상 중재를 시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 심성은 입법조사관은 ‘러우 전쟁 및 평화 협상의 현황과 전망,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발간해 전쟁의 현주소와 향후 한반도 및 글로벌 정세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 교착 국면 빠진 평화 협상…"당분간 휴전 어렵다"

지난 5월,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면 회담은 미국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성사됐지만,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러시아는 점령지역에 대한 주권 인정과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를 요구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조건 없는 전면 휴전을 고수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휴전은 사실상 어렵다"며, 전쟁이 당분간 소모전 양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이란 갈등과 경제 침체 등 복합적인 대내외 문제에 직면해 러우 전쟁에 대한 집중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보고서는 전쟁의 장기화가 NATO 중심의 유럽 재무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2025년 ‘방위태세 2030’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8000억 유로 규모의 공동 무기 개발, 신속 대응군 창설, 사이버 방어 역량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NATO 역시 회원국들에게 국방예산을 GDP의 5%까지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글로벌 질서 재편… 중국·글로벌 사우스 역할 확대

이러한 군비 확장은 유럽 내 방위산업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 방위산업이 유럽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러우 전쟁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진영과 중국·러시아·이란 등 비서방 진영 간 대립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UN, WTO 등 국제기구의 신뢰도와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식량·에너지·원자재 공급망의 불안정성도 심화시키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중재자 또는 제3세력으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사우디-이란 중재 등으로 외교력을 키우고 있으며, 러우 전쟁에 있어서도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도모 중이다.



◆ 한국에 미칠 영향과 4가지 과제

보고서는 한국이 직면할 수 있는 주요 시사점과 과제를 4가지로 정리하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서방 중심의 국제질서에 기여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외교적 단절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립성과 실리를 유지하는 ‘균형외교’ 전략을 통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우 전쟁 종식 이후 수백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 사업은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보고서는 특히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6대 선도 프로젝트’(철도 고속화, 공항 현대화, 스마트시티 구축 등)에 주목하며, 인도주의적 지원과 비살상 장비 제공, 기술 이전 등을 중심으로 한 참여 확대를 제안했다.

살상무기 제공은 국제적 논란과 지정학적 부담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한국의 방산 수출은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수출의 28%를 차지했다. EU와의 안보방위파트너십 체결로 공동 무기개발 프로젝트 참여 자격은 확보했지만, 참여 요건인 ‘65% 역내 생산’ 기준을 충족하려면 유럽 현지 기업과의 합작 등 현지화 전략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폴란드 현지에 ‘천무’ 생산 공장을 계약하며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전쟁 장기화로 중국과 북한 의존도를 높이며 북·중·러 삼각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4년 체결된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은 양국 간 군사 지원을 명문화하고 있어 한반도 안보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 북·러 관계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심성은 입법조사관은 “한국이 국제적 긴장 속에서도 실용적 외교와 산업 전략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다극화 세계 속에서 능동적이고 균형 잡힌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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