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Jtimes=정소영 기자] 한국 게임업계 현업자들은 경영진의 잦은 의사결정 번복과 단기적 수익 중심 비즈니스 모델(BM)이 산업 침체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인력 확충과 창작자 중심 조직 문화 확립을 정부에 요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최근 게임회사 재직자 425명을 대상으로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9일간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경영진 잦은 의사결정 번복 최소화와 창작자 의견 존중 조직 문화 확립’(58.0%)을 꼽았다. 이어 ‘단기적 BM 지양과 장기적 게임 수명 확보’(54.1%)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게임 비즈니스 모델 문제로는 67.1%가 ‘단기 수익 목표로 인한 게임 수명 단축’을 지적했으며 P2W(Pay to Win)식 BM(54.8%)과 확률형 아이템 과도 의존(43.1%)이 뒤를 이었다.
◆ 게임업계 현업자들 81.3%, 장시간 노동으로 육체적·정신적 피로 누적 및 건강 악화
노동 환경과 관련해서는 프로젝트/팀 규모 대비 인력 부족을 느낀 응답자가 45.9%에 달했다. 이에 따른 장시간 노동으로 육체적·정신적 피로 누적 및 건강 악화(81.3%)와 업무 집중도·생산성 저하(71.7%)가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주52시간 상한제에 대해선 현업자의 95.7%가 “산업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답해, 노동시간 규제가 게임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업자들은 정부 정책으로 ‘콘솔·인디 등 창의적 개발을 위한 R&D 투자 및 펀드 지원’(70.3%)과 ‘노동법 준수, 감독 강화, 노사 상생 문화 지원’(48.1%)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개발을 지양하고 게임의 재미와 예술성에 집중해야 하며, 경영진 간섭 최소화와 개발자 중심 기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프로젝트 실패 시 고용 안정 보장, 성공 시 투명한 보상 체계 마련, 편법적 노동 착취 방지와 해외 시장 개척 지원도 요구했다.
화섬식품노조는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민주당 게임특위 등 관계 기관에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한국 게임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