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정부가 국제유가 급등 상황에 대응해 화물차·버스 운수업계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원 한도를 사실상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경유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추가 지원이 막혔지만, 앞으로는 자원안보 위기 상황에서는 유류세 한도를 초과한 보조금 지급도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물류·운송업계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그동안 유가연동보조금 제도를 운영해왔지만, 현행 구조상 유류세 실부담분 이상은 지원할 수 없어 고유가 국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유가보조금 지급 한도는 ℓ당 183원으로 설정돼 있다. 경유 가격이 1700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의 70%를 지원하는 구조인데, 경유값이 약 1961원을 넘는 순간부터는 추가 지원 여력이 사라진다.
문제는 최근 국제 정세 악화로 국내 경유 가격이 다시 2000원선을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부담은 계속 커지는데 지원은 멈춘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정부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상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발령될 경우 유류세액을 초과하는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유 가격이 ℓ당 2100원일 경우 25톤 대형화물차 기준 월 유류비 지원액은 기존 약 96만원에서 약 119만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월 약 23만원의 추가 지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화물업계는 일단 환영 분위기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관계자는 과거 국회 토론회에서 "유가 급등은 영세 화물차주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며 "현행 보조금 체계는 급등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버스업계 역시 연료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재정 압박이 커졌다고 호소해왔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승객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지방 노선 감축과 적자 확대 우려가 지속돼 왔다.
◆"운송비 급등 막는다" vs "재정 부담 커질 수도"
정부는 이번 조치가 단순 업계 지원을 넘어 물류비 안정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물 운송비 상승은 결국 소비자 물가와 유통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과거 연구보고서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화물운송 단가 인상 압력으로 연결되고 이는 소비자 물가에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처럼 중동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겹칠 경우 물류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 상황과 유가보조금을 직접 연계한 배경 역시 이런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재정 부담 우려도 적지 않다. 유가연동보조금 확대는 결국 정부 재정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유가가 장기간 고공행진할 경우 보조금 규모도 빠르게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정책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탄소중립과 친환경차 전환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경유 사용 보조금을 확대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한 에너지 정책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물류 충격 완화 필요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물류 전환 전략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가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토대로 구체적인 지급 시기와 단가 기준 등을 담은 고시 개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향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을 보며 추가 지원 체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