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이 정부의 요청을 수용해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노조가 강경 투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공식 조정 절차에 참여하기로 해, 향후 임금·성과급 협상이 다시 협상 테이블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최근 정부와 노동당국의 중재 요청을 받아들여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사후조정이란 노사 갈등이 본격적인 파업이나 장기 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당국이 중재 역할을 수행하는 절차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 속에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과도 맞물려있다. 업계는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성과 투자 일정, 대외 신뢰도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국내 핵심 제조업 전반에 영향력을 가진 기업인 만큼, 노사 갈등이 협력업체와 공급망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기준, 복지 확대 등을 둘러싼 불만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 특히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실적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보상 체계가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 측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반도체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중국 간 기술 갈등과 AI 투자 경쟁 심화 등 대외 변수도 여전히 큰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무노조 경영 종식 이후 최대 시험대" 평가
재계에서는 이번 사후조정 절차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삼성식 노사문화 변화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무노조 경영' 기조에서 벗어난 이후 노조 조직력이 빠르게 확대돼 왔으며, 최근에는 복수 노조 체계 속에서 협상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과거와 같은 일방적 관리 방식보다는 제도적 협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이번 사후조정은 강대강 대치를 완화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과 임금체계 문제에 대한 인식 차가 커 실제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향후 국내 대기업 노사관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와 첨단 제조업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안정성과 인력 확보가 기업 경쟁력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노사 갈등 관리 능력 자체가 기업 리스크로 평가받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