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심화하는 ‘에너지 안보 시대’를 맞아, 높은 제조업 비중과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가진 한국 산업의 ‘삼중 노출 구조’가 녹색전환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에너지 충격이 ‘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고하며, 단순한 감축 목표 설정을 넘어 단기적 비용 안정과 장기적 구조 개편을 결합한 ‘리스크 대응형 녹색전환(K-GX)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 KIET “에너지 안보 충격, 녹색전환의 경로 수정 시급”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 심화가 기존의 녹색전환 경로를 위협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이상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안보 충격이 단순히 전환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유연하고 회복력 있는 경로로의 조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EU는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 화석연료 활용을 일시적으로 늘리고 고강도 수요 절감을 병행하며 시스템 충격을 흡수하는 유연성을 보였다.
◆ 한국 산업의 아킬레스건, ‘삼중 노출 구조’
보고서는 특히 한국 산업의 취약한 구조에 주목했다. 한국은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 ▲높은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라는 ‘삼중 노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상 외부의 에너지 가격 충격은 산업계의 생산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즉각 전이된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유가 및 LNG 가격 급등기 당시 국내 철강·석유화학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현저히 하락하며 이러한 리스크 전이 경로가 확인된 바 있다.
◆ ‘수익성 악화가 투자 위축으로’… 녹색전환의 역설
에너지 가격 충격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산업부문의 녹색전환 자체를 제약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한다. 에너지 비용 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기업의 저탄소 설비 및 기술 전환을 위한 자금 조달 여력을 위축시킨다. 이는 결국 탄소중립을 위한 투자가 지연되는 ‘전환기적 병목현상’ 또는 ‘녹색전환의 역설(Green Paradox)’로 이어지며, 산업 경쟁력 전반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
◆ 주요국 대응과 한국형 전략(K-GX)의 방향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정책 패키지를 가동 중이다. 미국은 IRA를 통한 민간 투자 유도를, 일본은 GX 추진 전략을 통해 산업구조 전환을 꾀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또한 지속 가능한 녹색전환을 위해 세 가지 단계별 대응이 결합된 정책 마련을 제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산업용 전기요금 합리화 등을 통한 비용 안정화 ▲중기적으로는 탄소차액계약제도(CCfD)와 전환금융을 통한 투자 여력 확보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구조 고도화가 핵심이다.
특히 2026년 상반기 수립 예정인 정부의 ‘한국형 녹색전환(K-GX) 전략’은 단순한 탄소 감축 목표 달성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 가격 리스크 관리와 실질적인 투자 지원을 결합한 ‘리스크 대응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