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스템통합(SI) 사업 과정에서 하도급 계약서를 제때 발급하지 않은 두산 에 대해 제재에 나서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공정위는 두산이 다수 협력업체에 시스템 개발·운영 용역을 맡기면서 법정 계약서 발급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3000만원을 부과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두산은 202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82개 수급사업자에게 총 516건의 SI 용역을 위탁하면서, 하도급대금·지급방법 등 필수 계약사항이 담긴 서면 계약서를 용역 수행 시작 전까지 발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계약은 협력사가 이미 업무를 시작한 뒤 최대 291일이 지나서야 계약서가 발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업무를 맡길 경우 작업 시작 전 계약 내용을 서면으로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추후 대금 미지급이나 과업 범위 분쟁 등을 막기 위한 핵심 보호 장치다.
하지만 공정위는 두산이 사실상 '선작업·후계약' 방식으로 외주 인력을 운영했다고 판단했다.
◆"대금·검수 조건도 불명확 했다"…SI 업계 고질 관행도 도마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단순 미발급뿐 아니라 '불완전 계약서' 문제도 적발했다. 두산은 13개 시스템 개발·관리 업체와 체결한 18건 계약에서 대금 지급 시기와 산출물 검수 기준 등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법적으로 3년간 보관해야 하는 하도급 관련 서류 일부도 보존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가 대기업 SI 업계의 오랜 외주 관행에 경고를 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SI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56조원 규모로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 일정 압박과 인력 중심 구조 탓에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구두 발주', '선개발 후계약', '추가업무 무상투입' 등의 문제가 반복돼 왔다.
특히 대기업 계열 SI 업체들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통해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중소 개발업체들이 계약상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공정위 감시 확대 신호탄 될까 "IT 외주 갑질 손본다"
공정위는 최근 IT·플랫폼·소프트웨어 분야 불공정 하도급 관행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AI·클라우드·디지털전환 시장 확대와 함께 SI 외주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계약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번 제재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SI 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직접 제재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다른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추가 점검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정위는 "하도급 계약서 발급은 수급사업자 권익 보호의 기본"이라며 "SI 업계의 구조적 불공정 관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