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중학교 체육관·급식실 증축 사업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민들은 학교 측과 교육당국이 당초 공모 당선안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과 정보공개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입찰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사 입찰이 19일 마감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반발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지난해 시작된 서초중학교 체육관 및 학생식당 증축공사다. 주민들은 현재 "입찰 절차가 완료되면 사실상 설계 변경이나 주민 의견 반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최소한 주민 간담회와 정보공개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입찰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체육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왜 설계가 바뀌었는지, 왜 주민 설명이나 협의 없이 입찰부터 진행되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라며 "오늘 입찰이 마감되면 주민 의견은 사실상 반영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당초 설계와 달라졌다"…설계 변경·절차 논란
논란의 핵심은 체육관 배치 변경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당초 공모 당선안은 체육관을 '동서 방향'으로 배치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후 '남북 방향'으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인근 빌라와 주거지들을 전면으로 가리는 형태로 계획이 수정됐다.
실제로 서초3동 일광맨션 주민들은 "체육관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 당선안대로 원상 복귀해달라는 요구"라며 "설계 변경 이후 거주중인 집의 일조권·조망권·통풍권 침해 우려가 커졌고 나아가 재산권 하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이 국민신문고 답변을 통해 '주민대표 간담회 개최 예정'이라고 안내했음에도 실제 간담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 절차가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측이 공개한 국민신문고 답변에 따르면, 강남서초교육지원청 학교시설지원과는 지난 4월 23일 "주민대표와 학교, 서울시의회 관계자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주민 불편 사항을 듣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주민 주장에 따르면 해당 답변 이후 약 2시간 만에 조달청 나라장터에 체육관·급식실 증축공사 긴급입찰 공고가 게시됐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사실상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형식적 절차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보공개도 안 된 상태서 입찰?"…교육청은 연락 닿지 않아
주민들은 설계 변경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회의록과 내부 검토자료, 일조권 및 환경영향 검토자료 등 13건의 자료 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주민 측은 "법정 처리기한이 지나도록 공개 여부에 대한 공식 답변조차 받지 못했다"며 "핵심 자료가 비공개 상태인 상황에서 입찰부터 강행하는 것은 주민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설계 변경안이 당초 설계공모 지침의 핵심 조건이었던 '운동장 잠식 최소화' 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근 주민들은 향후 공사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 급식실 악취, 채광 저하 등 생활환경 악화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건축물 최고 높이가 20m를 넘는데도 일조권 분석 결과조차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Jtimes는 설계 변경 경위와 주민 협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설계사무소인 OBM건축사사무소 측에 질의했지만, 회사 측은 "교육청에 문의해달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또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날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현재 △입찰 즉각 중지 △설계 변경 관련 정보공개 △주민 간담회 개최 △의견수렴 이후 재입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국민권익위원회 고충민원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학교시설 확충은 공공성이 강한 사업이지만 설계 변경으로 인근 주거환경에 중대한 영향이 발생할 경우 주민 의견 수렴과 정보 공개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입찰 이후에는 사실상 사업 방향을 되돌리기 어려워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행정법 전문 변호사는 "행정기관이 공식 민원 답변을 통해 간담회 개최 등을 약속했다면 최소한 해당 절차를 진행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신뢰보호 원칙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