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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D등급'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참사…건설노조, "서울시 행정 부실이 부른 인재"

"2019년 정밀안전진단서 이미 긴급보수 판정…교통체증 우려로 철거 미루다 재앙 초래"
공사기간 2025년 4월~2026년 7월…해체계획서에 따른 적법 시공 여부 철저 규명해야
삼성역 GTX 부실시공 이어 고가 붕괴까지…지자체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공분 고조

 

[KJtimes=견재수 기자]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이 지난 26일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참사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재해의 원인으로 서울시의 안전불감증과 부실한 관리감독을 강력히 규탄했다.

 

건설노조는 27일 성명을 통해 과거 삼성역 부실시공 논란에 이어 발생한 이번 고가차로 붕괴가 1994년 성수대교 및 1995년 삼풍백화점 참사를 연상케 한다며 뼈를 깎는 성찰을 촉구했다. 특히 해당 시설물이 이미 7년 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긴급 보수와 사용 제한이 필요했음에도 교통체증 우려를 이유로 철거를 미뤄온 점, 그리고 준공을 앞두고 무리한 속도전식 야간·휴일 작업이 이어지며 노동 환경을 악화시킨 점 등을 들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 주변 교통체증 우려 등 이유로 선제적인 철거 조치 장기간 미뤄"

 

건설노조에 따르면, 이번에 붕괴 참사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는 성수대교 참사 이후 제정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지난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이미 D등급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D등급은 시설물의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고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단계다. 그러나 서울시는 주변 교통체증 우려 등을 이유로 선제적인 철거 조치를 장기간 미뤄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의 전시행정이 노후화 파악을 가로막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지난 2008년 서소문 고가차도 일부 구간에 미관 개선을 목적으로 철제 패널을 덮어씌웠으나, 이후 감사원으로부터 균열 등 구조물의 노후 상태를 육안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개선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정밀안전진단 D등급 책정 당시에는 이미 콘크리트가 갈라져 떨어져 나가는 박락사고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은 콘크리트 균열 사이로 빗물이 유입되면서 내부 철근 부식을 촉진시켰고, 이 상태에서 하루 평균 4만 대에 달하는 통행 차량의 진동이 누적되면서 교량 하부의 내구성이 한계에 다다라 붕괴 위험을 상존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이은 부실시공과 구조물 붕괴 위험을 마주한 노동자와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뼈대 역할을 하는 철근 구조가 부실한 상태에서 미봉책에 불과한 콘크리트 보강만으로는 건축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국민들이 특정 지역이나 구조물 인근 통행을 스스로 회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에 대해 국가적 보호 체계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사 과정에서의 '속도전'과 적법성 여부도 주요 조사 대상으로 꼽힌다. 과거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 이후 2022년 개정된 건축물관리법에 따르면, 해체 공사를 진행할 때는 건축사나 건축구조기술사 등 전문가가 작성한 ‘해체계획서’를 지자체에 제출해 심의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체계획서대로 시공 이루어졌는지, 무리한 공기 단축 압박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이번 서소문 철거 현장의 공사기간은 2025년 4월 30일부터 2026년 7월 29일까지로 설정되어 있었으며, 당초 예정된 준공 기한을 두 달여 앞두고 공사가 가속화되던 시점이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기한 단축을 위해 야간 및 휴일 작업이 빈번하게 강행되었던 정황을 지적하며, 당국이 해체계획서대로 실제 시공이 이루어졌는지, 무리한 공기 단축 압박이 없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노조는 건설 산업의 고질적인 하도급 구조와 장시간 중노동 관행이 안전사고의 근본 원인임을 분명히 했다. 과거 학동 참사 당시 부실 공사비가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며 평당 28만원에서 4만원까지 급락했던 사례처럼, 비용이 삭감될수록 현장의 안전시설은 낙후되고 노동자는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영동대로 지하 구간 등 비산먼지가 가득한 특수 환경에서 근무하는 건설노동자들 역시 공기 압박에 시달리며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참사 현장 인근에는 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 등 주요 사정기관이 위치해 있음에도 법적·제도적 감시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노조는 그동안 건설노동조합이 수행해 온 노동안전보건 활동과 품질시공 견인 노력을 당국이 과도하게 위축시키면서, 결과적으로 현장에서 숙련공들이 배제되고 저임금·저숙련 인력이 확대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서울시가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즉각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울러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권을 자본과 비용의 논리보다 후순위로 미뤄두는 현행 행정 기조를 전면 중단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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