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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직전까지 열차 달렸다"…서소문 고가차도 사고에 철도안전 관리체계 전면 도마

국토부, 서울시·코레일·철도공단 협의 과정 전격 조사
"2.9cm 단차 확인하고도 작업 지속"…철도보호지구 관리 부실 논란

[KJtimes=김은경 기자] 서울 도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작업 중 발생한 붕괴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철도보호지구 내 공사 안전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고강도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사고 직전 교량 상부에 약 2.9cm 단차가 발생했음에도 작업과 열차 운행이 이어진 정황이 드러나면서, 서울시와 시공사,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간 보고·승인 체계가 총체적으로 흔들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4일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작업 관련 철도안전관리체계 수시검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조사 기간은 6월 4일부터 12일까지이며 필요 시 연장될 수 있다.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번 검사에서 서울시와 시공사,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간 협의·승인 절차와 안전관리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의 핵심 쟁점은 서울시가 철거 작업 승인 당시 부여받은 안전관리 조건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철도보호지구 내 공사에 대한 '작업 신고인' 자격으로 철거 승인을 받았으며, 승인 조건에는 철도시설물 변형 우려 발생 시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철도공단·코레일과 대책을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또 열차 운행에 위험을 초래할 긴급 상황 발생 시에도 즉각 공사를 멈추고 관계기관에 통보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 5월 26일 새벽 철거 작업 과정에서 약 2.9cm 수준의 교량 상부 단차가 확인됐음에도 관련 대응이 적절히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철도안전 분야에서는 수 센티미터 단차만으로도 구조물 붕괴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작업 지속 여부와 열차 운행 통제가 적절했는지가 핵심 조사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붕괴 위험있었지만 일반 작업 승인"…허술한 협의 절차 논란

 

국토부는 시공사와 코레일 간 작업 승인 과정에도 문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사 대상에 따르면 시공사는 사고 당일 작업을 진행하면서 코레일 측과 '일상 작업' 형태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상 작업은 작업자가 열차 충돌 위험 구역에 진입하지 않는 비교적 경미한 작업을 의미하며, 통상 열차 운행 중에도 수행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고가차도 붕괴와 낙하물 추락 가능성이 존재했던 상황으로, 단순 일상 작업으로 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토부는 시공사가 코레일 승인 과정에서 작업 목적을 '슬래브 전도방지'로 기재했을 뿐, 안전 위험성과 긴급 대응 필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철도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단순 현장 사고를 넘어 철도보호지구 관리 체계 전반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철도안전 전문가는 "철도보호지구 공사는 일반 도시공사보다 훨씬 엄격한 위험관리 체계가 요구된다"며 "특히 철거 작업은 구조 안정성이 급변할 수 있어 철도 운행 통제와 실시간 계측 대응이 핵심인데, 현장 판단과 승인 체계가 지나치게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수시검사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경찰 수사 의뢰와 감사 요청 등 추가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철도횡단 교량 가운데 안전등급 D등급 이하 시설물과 서울시 철거 예정 노후 교량 등 총 4개소를 대상으로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도 실시한다. 점검 대상에는 광주 대촌육교, 청도 철도 인도육교, 서울 삼각지고가차도, 도림고가차도가 포함됐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보호지구 내 작업에 대한 현장 감독 권한 강화와 보고 체계 개선, 긴급 상황 시 열차 운행 통제 기준 강화 등 제도 개편도 검토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노후 고가차도 철거 사업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단순 현장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철도 인접 공사의 경우 발주기관·시공사·철도기관 간 책임 경계가 불분명했던 관행 자체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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