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 시대에 진입하면서 금융당국이 통합연금포털 전면 개편에 나섰다. 단순 조회 기능을 넘어 개인 맞춤형 노후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최근 젊은 세대까지 연금 투자와 노후 준비에 관심을 보이면서 "복잡하고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던 기존 포털 구조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용자 중심의 통합연금포털 개편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까지 개선 과제를 확정하고, 12월 새로운 형태의 포털을 선보일 계획이다.
통합연금포털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각종 연금 정보를 한 곳에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2015년 처음 도입됐다.
최근 들어 노후 자산 관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용자 수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연간 이용자는 2023년 175만명에서 2024년 179만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61만명까지 급증했다. 1년 만에 이용자가 45.8% 늘어난 셈이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단순 조회를 넘어 상품 비교와 수익률 분석, 연금 전략 설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포털은 금융회사별 정보 구조가 제각각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복잡해 일반 이용자들이 실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감원은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 사업자 중심의 정보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 중심 플랫폼으로 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연금판 토스·네이버 만든다"…핀테크 수준 UX 도입 추진
이번 개편의 핵심은 사용성 강화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리포터와 대학생 기자단, 연금 관련 협회, 금융회사 전문가 그룹, 일반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단순 설문조사 수준을 넘어 심층 인터뷰와 벤치마킹까지 병행한다.
특히 핀테크 플랫폼과 공공 서비스의 우수 사례를 참고해 비교·검색 기능과 콘텐츠 직관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연금판 슈퍼앱' 구축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연금 투자와 IRP(개인형퇴직연금), ETF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보 접근성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연금업계 관계자는 "지금 통합연금포털은 정보는 많지만 일반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단순 조회보다 연금 비교와 시뮬레이션 기능 경쟁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은퇴 시점 예상 자산과 월 예상 연금액, 투자 성향별 포트폴리오까지 자동 분석해주는 디지털 연금 플랫폼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이번 개편 과정에서 최근 3년간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도 재분석할 예정이다. 반복적으로 제기된 불편 사항과 낮은 만족도 항목을 '고질 문제'로 분류해 개선 과제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6~7월에는 온라인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금감원은 통합연금포털 전담 이메일을 통한 상시 의견 접수 창구도 운영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퇴직연금 시장 확대 속에서 연금 플랫폼 경쟁이 금융권 핵심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과거에는 연금이 단순 저축 상품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투자·세제·노후설계가 결합된 종합 자산관리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가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플랫폼을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해 9월까지 콘텐츠 보강과 메뉴 개편, 기능 개선 방안을 확정한 뒤 오는 12월 개편된 통합연금포털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