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배달플랫폼 시장을 둘러싼 핵심 사건에서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본안 심의를 통해 각 혐의의 위법 여부와 제재 수준을 판단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10일 두 차례 전원회의 심의 결과,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 제출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는 신청 내용이 동의의결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 "자진시정안으로는 부족"…동의의결 절차 개시 요건 불충족
동의의결 제도는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시정방안을 제시할 경우,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이를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두 기업이 제출한 시정방안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해당 사건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기존 심의 절차를 통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향후 공정위는 본안 심의를 통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와 과징금 등 제재 수준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 배민·쿠팡, 최혜대우·자사우대·끼워 팔기 등 혐의
이번 사건은 배달플랫폼 시장에서의 다양한 경쟁 제한 행위가 쟁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최혜대우 요구 △배민배달 서비스 우대 △배달예상시간 부당광고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쿠팡은 △최혜대우 요구 △끼워 팔기 혐의를 받고 있다.
최혜대우 요구는 입점업체에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은 가격·조건을 강제하는 행위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배민클럽이나 쿠팡 와우매장에서 제외되는 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배민의 경우 ‘배민배달’을 ‘가게배달’보다 우대하고, 배달예상시간을 더 빠르게 보이도록 광고한 혐의도 포함됐다. 쿠팡은 쇼핑 멤버십과 배달앱을 결합해 이용을 유도하는 ‘끼워 팔기’ 의혹이 핵심 쟁점이다.
◆ 공정위, 약 100차례 조사…기업 측 '수천억 규모 상생안' 제출했지만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장기간 조사 끝에 심의에 오른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2024년 6월 끼워팔기 신고와 같은 해 7월 최혜대우 요구 직권인지를 계기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다수 신고가 이어지면서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후 약 100차례의 현장·서면 조사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경제분석을 거쳐 지난해 10월과 11월 주요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조사 결과, 배민과 쿠팡은 자사 플랫폼에서 경쟁 앱 대비 불리하지 않은 거래조건을 요구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혜택에서 제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배민은 배달방식별 노출과 시간 표시를 차별적으로 운영하고, 쿠팡은 통합 회원 구조와 UI, 멤버십을 통해 배달앱 이용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사는 동의의결 절차를 위해 대규모 상생·시정방안을 제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총 3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최혜대우 조건 폐기 △배달상품 노출 구조 개선 △가게배달 품질 및 정산 개선 △수수료 인하 △배달비 지원 △AI 전환 지원 등이다.
또한 입점업체 대상 프로모션과 쿠폰 지원 등 성장 단계별 지원책도 포함됐다. 쿠팡은 600억원 규모 지원안을 제출했다. △와우매장 제도 개선 △무료배달 정책 연계 중단 △입점업체 대상 재정 지원 △광고비 지원 △상생협의체 운영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 같은 시정방안에도 불구하고 동의의결 절차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 본안 심의로 넘어간 배달앱 규제…시장 영향 주목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경쟁질서 회복, 소비자 피해 구제 등을 위한 시정방안을 제시할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료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시정방안은 예상되는 제재 수준과 균형을 이루고, 공정한 경쟁질서 회복에 적절해야 한다.
또한 공정위는 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할 때 사건의 중대성, 증거의 명백성, 소비자 보호 등 공익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된 것이다. 동의의결 절차가 기각되면서 배달플랫폼 시장을 둘러싼 규제 논의는 본격적인 제재 심의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공정위는 향후 심의를 통해 각 혐의별 위법 여부를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배달앱 시장의 거래 구조와 입점업체 보호, 플랫폼 경쟁 질서에 영향을 미칠 이번 판단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