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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정부] "AI 전력망·풍력·반도체에 3700억"…국민성장펀드, 첨단산업 인프라 투자 본격화

네이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할 영양 풍력발전 사업 지원…RE100·AI 인프라 동시 겨냥
LS전선 해저케이블·심텍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 지원…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KJtimes=김은경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과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정책금융 지원에 나섰다.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풍력발전소 건설부터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시설, 반도체 핵심부품 공장 증설까지 국가 전략산업 전반에 자금을 투입하며 '성장금융' 역할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총 3,700억 원 규모의 투자 및 대출 지원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에는 경북 영양군 육상풍력 발전사업, LS전선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시설 확충, 심텍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공장 증설 등이 포함됐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추진하는 '100조 원+α 성장금융'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이번 승인까지 포함하면 누적 승인·결성 규모는 총 19건, 13조6천억 원에 달한다.

 

특히 이번 투자 대상들은 AI 산업 확대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력 공급망과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력 확보 문제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부족이 신규 투자 제약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국내 역시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전력과 송전망 등 기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며 성장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전력 절반 풍력으로…AI 시대 '전력 전쟁' 시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경북 영양군 육상풍력 발전 프로젝트다. GS E&R과 네이버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영양군 일대에 72MW 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해 생산된 전력을 네이버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과 '각 춘천'에 장기 공급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2,700억원 규모이며 국민성장펀드는 이 가운데 600억 원을 19년 만기 장기 대출 형태로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넘어 AI 산업 인프라 구축 사업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네이버는 이번 사업을 통해 주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의 절반 수준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필수 과제로 떠오른 RE100 대응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산업시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며 "향후 AI 경쟁력은 결국 안정적인 전력 조달 능력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는 "영양군은 국내에서도 풍황 자원이 우수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며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모델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풍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체 참여와 고용 창출이 예상되며, 발전사업 수익 일부는 지방자치단체 지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LS전선·심텍 지원…에너지·반도체 공급망 투자 확대

 

국민성장펀드는 AI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핵심 설비 투자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국내 전선업계 선두 기업인 LS전선은 강원 동해사업장에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설비와 테스트베드를 증설하기 위해 총 1,600억 원을 투자한다. 국민성장펀드는 이 가운데 800억 원을 10년 만기 저리 대출로 지원하기로 했다.

 

초고압 해저케이블은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육상 송전망을 연결하는 핵심 설비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고속도로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 확대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전선은 현재 국내 1위, 글로벌 3위권 경쟁력을 보유한 해저케이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심텍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심텍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에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총 400억 원 규모의 공장 증설 사업 가운데 2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AI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AI 산업 경쟁력은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번 지원은 단순한 기업 금융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산업 생태계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앞으로도 AI, 에너지, 반도체, 방산 등 국가 전략산업 중심의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설비 지원을 넘어 전력망과 공급망 구축까지 금융이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형 산업정책의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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