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정부가 단순히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돌봄과 일자리, 공동체 기능까지 결합한 '맞춤형 공공주택' 확대에 속도를 낸다.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층 등 생애주기별 수요에 맞춘 특화주택 1780가구가 새롭게 공급되면서 주거복지 정책도 '사는 공간'을 넘어 '생활 기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와 함께 지역 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가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상반기 특화주택 공모'를 통해 전국 14개 사업, 총 1,780가구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사업은 지역제안형 특화주택 605가구, 청년특화주택 800가구, 고령자복지주택 100가구,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 275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사업 대상은 청년과 신혼부부, 산업단지 근로자, 대학생, 고령자 등 계층별 특성에 맞춰 설계됐다.
특화주택은 일반 공공임대와 달리 공유오피스와 육아시설, 돌봄공간, 복지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고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부터는 청년특화시설과 육아친화 플랫폼에 대한 설치비 지원도 본격화되면서 서비스 품질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청년은 취업·창업, 고령자는 복지…지역 맞춤형 주거 실험 확대
이번 공모에서는 청년 주거사업 비중이 가장 컸다. 서울 도봉구에는 성균관대학교 야구장 부지를 활용한 청년특화주택 391가구가 들어선다. 오픈스터디룸과 청년카페 등 학습·교류 공간을 함께 조성해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의 생활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경기 광명에서는 노후 광명세무서 부지를 복합개발해 청년 오피스텔 133가구와 공유주방, 코워킹스페이스를 공급한다. 입주자를 대상으로 취업 특강과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경북 경산은 대학생과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220가구 규모의 청년주택이 선정됐으며, 대전 유성에는 대학생과 창업 청년을 위한 공유오피스와 헬스장 등을 갖춘 특화주택이 공급된다.
신혼부부를 위한 육아친화형 주택도 확대된다. 인천 검단신도시에는 돌봄시설과 육아공간을 함께 갖춘 공공임대주택이 조성되며, 부산 에코델타시티에는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직주근접형 주택과 함께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키즈카페와 돌봄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주택도 포함됐다. 강원 태백에는 동작감지 센서와 안전손잡이 등 고령자 편의시설을 적용한 복지주택 100가구가 공급된다. 건강관리와 여가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해 주거와 복지서비스를 통합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 소멸 대응 성격도 강하다. 제주에서는 도심 유휴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년 임대형 기숙사를 공급하고, 창업지원과 지역 일자리 사업을 연계한다. 충북 보은과 경남 함안에는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직주근접형 지원주택이 조성돼 지방 산업현장의 인력난 완화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주거복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공공임대 정책의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한 주거정책 전문가는 "과거 공공임대는 주택 공급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돌봄과 취업, 공동체 형성까지 함께 지원하는 생활 플랫폼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의 경우 단순히 저렴한 집보다 일자리와 커뮤니티가 함께 제공될 때 정착 효과가 훨씬 커진다"고 말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도 "지방의 청년 유출과 산업단지 인력 부족은 주거 문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특화주택이 성공하려면 교통과 문화시설, 교육, 의료서비스 등 지역 생활 인프라를 함께 확충하는 종합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선정 사업에 대해 주택도시기금 지원과 행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향후 정책의 성패는 공급 물량보다도 입주 이후 실제 정착률과 지역 활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