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소학개미들을 붙잡겠다며 야심 차게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이 출시 불과 두 달 만에 강력한 규제의 덫에 걸렸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반도체 기술주 변동성 폭풍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 과열 양상이 임계치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당국이 신규 상장을 전면 중단하고 개인 진입 장벽을 대폭 끌어올리는 초강수 보완책을 전격 발표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16일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마련해 공식 발표했다.
지난 5월 27일 첫 상품이 상장된 이후 시가총액이 4조 4000억원에서 7월 15일 기준 11조 9000억원으로 급증하고, 하루 거래대금 역시 13조원에 육박하는 등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자 소방수로 나선 것이다.
◆주식 빼고 '순수 현금'만 인정… 괴리율 어긴 운용사·증권사엔 강력한 페널티
이번 보완책의 핵심은 개인 투자자들이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무분별하게 진입하는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당국은 우선 시장 안정화 시점까지 인버스와 커버드콜을 포함한 모든 단일종목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존 상품에 대한 증권사와 운용사의 광고 및 이벤트 마케팅을 즉시 금지했다.
특히 오는 8월 5일부터는 신규 매수 시 필요한 기본예탁금 기준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여기에 더해 8월 19일부터는 예탁금 산정 시 기존에 인정해주던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인정비율 70%)을 전면 제외하고 오직 '순수 현금'으로만 3000만원을 채우도록 규정을 바꾼다.
사실상 자산가 수준의 여력이 없는 일반 투자자의 진입을 막겠다는 뜻이다. 거래 기간이 지나더라도 예탁금 요건을 완화해 주던 증권사 우대 조치도 금지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 인프라 수술도 병행된다. 투자자가 실제 자산가치보다 비싸게 사는 피해를 막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조인다. 만약 증권사가 고의나 중과실로 이를 어기면 신규 종목에 대한 LP 업무를 즉시 제한하고, 적정 괴리율을 위반한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에 대해서도 신규 상품 상장을 막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속한 시장 대응을 위해 괴리율이 의무 기준의 2배를 반복 초과할 때 거치던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는 기존 3단계에서 2단계(적출 및 지정예고 후 즉시 지정)로 크게 단축된다.
이외에도 신규 투자를 위한 의무 사전교육 시간을 총 3시간으로 확대하고 시험 점수 미달 시 재학습을 의무화하는 한편, 소액 투기 방지를 위해 현행 1좌 단위인 국내 상품 매매수량 단위를 오는 11월부터 20좌로 대폭 상향할 예정이다.
정부가 이처럼 전격적인 태세 전환에 나선 것은 한국 증시의 기형적인 쏠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실제로 5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샌디스크(131%), 마이크론(123%), SK하이닉스(113%), 삼성전자(96%) 등 국내외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연율화 기준 100% 안팎을 넘나들며 극심한 널뛰기를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34%에서 올해 7월 15일 기준 52%까지 치솟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이 자칫 한국 증시 전체를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조속한 시장 안정을 위해 규정 개정 없이 가능한 조치들은 즉시 시행하고 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과제는 8월부터 신속히 가동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 이후에도 시장 불안이 지속된다면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더욱 강력한 추가 조치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