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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석유화학 구조조정 본격화…롯데·한화·DL '8000억 자구안'에 정부 7000억 지원

대산 이어 여수까지 사업재편 승인…NCC 통합으로 공급과잉 해소·고부가 전환 추진
정부, 금융·세제·R&D 총력 지원…업계 "구조조정 시작일 뿐, 울산 등 추가 재편이 성패 좌우"

[KJtimes=김은경 기자]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이 대산에 이어 여수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장기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가 생산설비 통합과 사업 재편에 나서는 가운데, 정부도 7000억원이 넘는 금융·세제·연구개발(R&D) 지원을 약속하며 산업 재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여수 프로젝트가 국내 석유화학 구조개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여천엔씨씨(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제출한 여수 1호 사업재편계획을 20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 2월 대산 1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에 이어 두 번째 석유화학 사업재편 사례다.

 

정부는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부가·친환경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의 NCC와 PE·PP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여천엔씨씨와 통합해 신설 통합법인을 설립한다. 동시에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한 폴리에틸렌(PE)과 접착·도료용 수지 사업을 현물출자해 통합법인 경쟁력을 높인다.

 

재무구조 개선도 병행된다. 여천엔씨씨의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기존 부채를 상환한다. 여기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배관과 기반시설 구축, 고부가 제품 전환 등에 2532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투입하는 자구 노력과 투자 규모는 총 8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정부도 '7000억+α' 투입…금융부터 세제·R&D까지 총력 지원

 

정부 역시 산업 구조개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대규모 지원 패키지를 마련했다.

 

핵심은 6500억원+α 규모 금융지원이다. 채권금융기관은 설비 통합과 사업재편을 위해 4500억원의 신규 자금과 기존 협약채무 상환 유예를 지원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최대 30% 보험료 할인과 보증한도 2배 확대 등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기업 분할과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 과세이연 기간 확대,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100% 적용, 가속상각 허용 등이 추진된다.

 

지방세 역시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최대 100% 감면한다. 원가 절감을 위해 2026년까지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0%)를 적용하고, 사업재편 기간 동안 열 공급구역 중복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고용 안정 대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사업재편 과정에서 고용위기지역 지정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 직무 전환훈련 지원, 지역투자촉진보조금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강화된다. 정부는 340억원+α 규모 R&D를 우선 지원하고, 고부가 첨단 화학소재와 탄소감축 공정을 위한 대형 연구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NCC 139만톤 가동 중단…공급과잉 해소가 최대 과제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은 공급과잉 해소다. 사업재편 기간인 3년 동안 여천엔씨씨의 에틸렌 생산설비 2기(139만톤 규모)와 일부 범용제품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범용제품 공급을 줄이고 남은 설비의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앞으로 의료용 LDPE, 의료·식품·위생용 점접착제 소재(POE)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반면 주주사인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은 친환경·첨단 화학소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평가한다.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등 범용제품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년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단순한 설비 증설 경쟁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기업 간 통합과 생산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여수 프로젝트만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울산 등 다른 석유화학 단지까지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동시에 고부가 제품 전환이 속도를 내야 국내 산업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승인 직후 여천엔씨씨,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대표들과 CEO 간담회를 열고 사업재편 이행 계획을 점검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국내 최대 화학산단인 여수에서도 사업재편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도 신속히 추진해 우리 석유화학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도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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