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건축자재 전문업체 에이비엠(ABM)을 상대로 전격적인 현장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김병철 회장이 가족회사를 동원해 벌여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입찰담합과 내부거래 전반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 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에이비엠과 건기 등은 별개의 법인회사지만 생산시설과 영업망, 핵심 인력 및 경영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입찰에서 서로 독립된 경쟁사업자인 것처럼 나란히 참여해 경쟁 입찰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가족회사끼리 들러리 경쟁을 벌여 특정 회사의 낙찰 가능성을 높이고, 공공조달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구축했다는 의혹을 업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 교육기관이 발주한 건축자재 관련 입찰에서는 에이비엠과 건기가 경쟁사로 동시에 참여하고도 에이비엠이 반복적으로 사업을 따낸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김 회장 일가의 동일한 지배와 이해관계 아래 있었다면, 이는 정상적인 경쟁이 아니라 사전에 역할을 나눈 위장입찰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에서 양사 간 입찰가격 공유, 투찰 전 연락, 낙찰업체 사전 결정, 공동 영업 및 전산자료 관리 정황을 확보할 경우 사건은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을 넘어 수사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물론 두 회사가 단순히 가족 소유라는 사실만으로 담합이 성립하진 않는다. 다만 독립된 법인들이 공공입찰에 참여하면서 한쪽이 가격과 낙찰 순서를 조율했다면 공정한 경쟁을 가장해 발주기관을 속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입찰방해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를 넘어 회사 자금이 부당하게 사용된 부분이 있는지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김 회장 가족회사 간 내부거래가 공정위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은 국세청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내부거래로 이익 옮기고 세금 줄였나… 탈세 의혹 '솔솔'
업계 일각에서는 특정 회사가 생산설비와 인건비, 연구개발비 등 비용을 부담한 반면 매출과 이익은 다른 가족회사로 이전되는 방식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공동 운영되는 회사들 사이에서 거래단가를 임의로 정하거나 용역비와 원재료비를 부풀렸다면, 이는 부당지원과 일감 몰아주기를 넘어 법인세 부담을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됐을 수 있다.
예컨대 수익성이 높은 회사의 이익을 비용처리가 필요한 관계회사로 넘기거나, 김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유리한 가격으로 거래를 몰아줬다면 법인세 과세는 물론 특정 주주에게 이전된 이익에 대한 증여세 과세도 가능하다. 회사 간 내부거래가 오너 일가의 사익을 위해 설계됐다면 업무상 배임 책임도 피하기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공정위 현장조사를 주시하는 배경에는 에이비엠 한 곳의 거래관행이 아니라 김 회장 일가가 여러 법인을 분리 운영하며 구축한 사업구조 자체가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공정위가 현장 조사를 통해 확보한 입찰 기록과 각종 전산 회계자료는 사안에 따라 향후 사정기관의 또 다른 수사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에이비엠과 건기 같은 가족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ERP와 회계시스템, 임직원 겸직 여부, 생산시설 공동 사용 여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회장 일가가 가족회사 간 입찰 경쟁을 공정한 경쟁으로 가장하고 일감과 이익까지 공유했다면 국가 공공조달의 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부당 이익을 통한 세 부담까지 회피한 구조적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공정위의 이번 현장조사가 김병철 회장 일가를 둘러싼 여러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첫 단추가 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같은 의혹에 대해 에이비엠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사측의 어떠한 입장도 들을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