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간 불공정거래로 피해를 입은 기업의 손해배상과 권리구제를 강화한다. 공정위가 보유한 사건자료를 손해배상 소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정위 처분이 없었던 사건에 대해서는 신고인이 재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절차도 법률에 명시한다.
공정위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피해기업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입은 손해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겪는 '자료 확보의 벽'을 낮추는 것이다.
◆공정위 자료, 손해배상 소송의 증거로 활용
기존에도 법원은 손해배상청구소송 과정에서 공정위에 사건 기록 송부를 요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가 자료를 제출해야 할 명확한 의무가 없었고, 사업자 비밀 보호를 위한 비밀엄수의무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었다.
개정안은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 공정위가 법에서 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사건처리가 끝난 뒤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자진신고 자료, 공정위 작성 자료 일부, 다른 법률상 비공개 자료 등은 예외로 두되, 영업비밀이라도 손해 입증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제한적인 제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비밀유지명령 제도를 활용해 영업비밀의 소송 외 사용과 공개를 막는다.
법원의 자료제출명령 대상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손해의 증명이나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에 한정됐지만 앞으로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자체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자료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적용되는 손해배상소송 범위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전반으로 넓어진다.
하도급법에도 같은 자료제출 체계가 적용된다. 특히 기술유용 등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하도급업체가 손해배상소송에서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가 처분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건에 대한 신고인의 권리도 강화된다. 공정위는 처분을 하지 않는 이유를 신고인에게 문서로 통지해야 하고, 신고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재조사 요청의 타당성은 별도의 '신고인 재조사요청 심사위원회'가 심의한다.
하도급법에서는 분쟁조정이 장기화되면서 공정위의 처분시효가 사실상 줄어드는 문제도 손본다. 적법·유효한 분쟁조정에 소요된 기간은 처분시효 계산에서 제외하고, 처분시효의 기산점인 '신고일'도 '신고접수일'로 명확히 한다.
이번 개정은 공정위 조사와 행정처분에 머물렀던 피해구제 체계를 민사소송과 연결하는 데 의미가 있다. 공정위 자료가 손해배상 소송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게 되면서 피해기업의 입증 부담이 낮아지고, 특히 내부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권리구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개정안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며 공포일로부터 1년 후 시행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시행에 맞춰 하위법령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