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플랫폼택시가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가운데 지역별 교통 여건에 따라 수요응답형교통(DRT)과 공유자전거 등 첨단모빌리티 서비스의 활용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중교통이 부족한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서는 이용자의 호출에 따라 운행하는 DRT가 기존 대중교통의 빈틈을 메우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첨단모빌리티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모빌리티혁신법' 제5조에 따라 첨단모빌리티의 운영 현황과 이용자 만족도 등을 파악한 것으로, 체계 정립 연구와 파일럿 조사를 거쳐 실시된 첫 정규조사다.
조사 대상은 특별·광역시 8곳과 그 외 시·군 153곳이다. 수요응답형교통, 공유 개인형이동장치(PM), 공유자전거, 플랫폼택시, 차량공유, 통합교통서비스(MaaS), 자율주행 등 8개 첨단모빌리티 수단·서비스의 운영 현황을 분석했다.
◆대도시는 공유모빌리티, 중소도시는 DRT…지역별 격차 뚜렷
2024년 말 기준 조사 결과 가장 광범위하게 확산된 서비스는 플랫폼택시와 택시형 DRT였다.
플랫폼택시는 별도의 차량이나 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하지 않고도 민간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국 모든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형 DRT의 확산세도 두드러졌다. 기존 택시 자원을 활용해 교통취약지역의 이동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울릉군을 제외한 160개 지방정부, 전체의 99.4%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모든 첨단모빌리티가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확산된 것은 아니다. DRT는 30만명 미만 중소규모 도시와 군 지역에서 이용이 활발한 반면, 공유자전거·공유 PM·플랫폼택시·차량공유 서비스는 특별·광역시 등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첨단모빌리티가 단순히 '신기술 교통수단'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기존 교통 인프라와 수요에 맞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대중교통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는 정해진 노선과 시간표를 따르는 기존 버스의 한계를 DRT가 보완하고, 인구와 교통수요가 집중된 도시에서는 공유자전거·PM·차량공유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구조다.
이용자 평가에서도 플랫폼택시의 경쟁력이 확인됐다. 전국 10,1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첨단모빌리티 서비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70점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수단별 만족도는 플랫폼택시가 가장 높았다. 이어 DRT, 차량공유 서비스, 공유자전거, 공유 PM 순이었다.
특히 DRT는 아직 이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 가운데 향후 이용 의사가 다른 서비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지역 교통서비스의 확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율주행은 42개 시범지구 중 27곳에서 실제 서비스
첨단모빌리티의 미래 기술로 꼽히는 자율주행과 통합교통서비스(MaaS)도 실제 서비스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전국에 지정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는 42곳이며, 이 가운데 27개 지구에서 자율주행 서비스가 운영됐다.
서비스 형태는 도심·관광지·공항 등 다양한 지역에서 도입됐으며, 여객운송이 중심이었다. 노선형 서비스가 53.7%, 수요응답형 서비스가 35.2%를 차지했다. 운영 방식에서는 무상운송이 6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MaaS도 경기도의 '똑타'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민간 플랫폼과 연계해 DRT, 공유자전거, 공유 PM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반시설 역시 확대됐다. 전국 조사 대상 정류장의 31.5%에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가 설치됐으며, 전기차 충전기는 전국 397,519대, 이 가운데 급속충전기는 10.6%로 집계됐다.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 20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AI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수요 예측과 차량 재배치, 배차 최적화, 안전관리 등에 AI와 데이터 활용이 늘고 있으며 자율주행·도심항공교통(UAM)·스마트물류 분야에서도 실증과 제도 정비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 500m 격자로 DRT 필요지역 찾아낸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단순한 현황 집계를 넘어 어디에 어떤 첨단모빌리티를 공급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대중교통과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DRT 도입 필요지역을 분석하기 위한 정량적 기준을 마련했다. ▲접근성 ▲가용성 ▲이동성 ▲경제성 ▲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전국을 500m×500m 격자로 나눈 뒤 ▲500m 이내 정류장 접근이 어려운 경우 ▲정류장에 하루 3회 이상 대중교통이 운행되지 않는 경우 ▲생활거점까지 1시간 이내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 ▲대중교통 수준의 요금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 등 기준을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DRT 도입 필요지역으로 분류한다.
여기에 격자 내 인구가 250명 이상이면 버스형 DRT, 50~250명이면 택시형 DRT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일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실제 적용한 결과 DRT 필요지역과 현재 운영지역의 분포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지방정부가 한정된 교통 예산을 어디에 투입할지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진 이유다.
결국 이번 조사는 첨단모빌리티 정책의 방향이 '새로운 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도입하느냐'에서 '지역별 교통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얼마나 정확하게 배치하느냐'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토교통부 박준형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이번 조사는 첨단모빌리티 수단과 서비스 등 현황, 국민의 인식(만족도, 수요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한 첫 정규 조사로서 의미가 있다'며 '조사결과를 수요응답형교통(DRT),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첨단 모빌리티 정책 수립과 기업의 서비스 활성화 및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매년 정확하고 내실 있는 현황조사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토부는 올해 조사부터 민간기업과의 데이터 공유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 데이터와 민간 플랫폼 데이터를 결합할 경우 지역별 실제 이동량과 교통수요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향후 DRT뿐 아니라 자율주행·MaaS 등 첨단모빌리티 서비스의 지역별 투자와 배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