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 7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상장 예정 주식은 2억2782만9016주, 공모 예정 주식은 2660만주다.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주관사를, KB증권이 공동주관사, JP모간이 해외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시장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무신사의 외형 성장세는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8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그러나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전후해 개인정보 유출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국세청 세무조사 등이 잇따르면서 기업가치와 함께 내부통제와 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무조사부터 개인정보 유출까지…상장 앞두고 겹친 변수들
가장 주목받는 변수는 국세청 세무조사다. 최근 국세청이 무신사를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담당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최대주주 조만호 대표와 개인회사 라펠 간 자금·주식 거래 등이 조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세청은 구체적인 조사 대상이나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대주주인 조만호 총괄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라펠과 관련한 거래 및 자금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펠은 조 대표가 2020년 설립한 부동산 투자회사로, 서울 한남동 일대에서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에프콧한남SPC는 개발 부지 매입을 위해 16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했으며, 해당 대출의 만기는 오는 9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분기 기준 무신사 지분 51.7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조 대표는 라펠의 운영자금과 차입금 마련 과정에서 본인 소유 무신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개인회사 자금조달 과정에서 무신사 주식이 어떤 조건으로 활용됐는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라펠 관련 거래나 무신사 주식 담보 제공이 실제 이번 세무조사의 구체적인 조사 대상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세무조사와 개인회사 자금조달 문제를 직접 연결하기보다는, 상장을 앞둔 최대주주의 지배구조와 자금거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 역시 상장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6월 무신사와 29CM, 솔드아웃, 엠프티의 온라인 서비스 운영 부문에 대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인증 유효기간은 2029년 6월까지다.
그런데 인증 후 약 두 달 만인 지난달 말 29CM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고객 이름 13만8841건과 이름·이메일 주소·휴대전화번호·배송정보 등이 포함된 2만1011건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신사와 29CM 입점 브랜드 관계자의 개인정보도 유출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무신사는 피해 고객에게 유출 항목과 대응 방법을 안내하고, 결제·환불·배송 오류 등을 언급하며 접근하는 문자와 전화, 이메일 등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이번 사고가 발생한 서비스가 ISMS 인증 범위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상장 과정에서는 인증 보유 여부뿐 아니라 정보보호 관리체계의 실제 운영과 사고 대응 과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도 상장을 앞둔 무신사가 넘어야 할 변수다. 공정위는 지난 5월 무신사의 직매입 거래 관행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매입을 조건으로 할인행사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담하게 했는지, 이를 거부한 업체에 불이익을 줬는지 등이 조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신사는 입점업체에 판매 공간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중개판매와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25년 매출 유형은 수수료 매출 38.76%, 제품 매출 30.78%, 상품 매출 27.3%로 구성됐다.
'대규모유통업법'은 판매촉진행사 전에 비용 부담을 납품업자와 서면으로 약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납품업자의 분담 비율은 원칙적으로 50%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현재 공정위 조사는 진행 중인 사안으로, 위법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거래에 대한 법 적용 여부와 위법성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플랫폼 기업은 매출 성장뿐 아니라 직매입 거래의 투명성과 납품업체와의 비용 분담 구조, 규제 대응 능력도 시장의 검증을 받게 된다"며 "공정위 조사 결과가 향후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결과와 회사의 대응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언론에 "현장조사 이후로 업데이트된 상황은 없다"며 "조사를 받는 입장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논란까지 다시 주목…IPO 앞두고 '관리 역량' 시험대
무신사를 둘러싼 거래 공정성 논란은 최근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2021년에는 경쟁 플랫폼에 입점할 경우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일부 브랜드에 전달했다는 논란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수수료를 둘러싼 시각차도 있었다. 2021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입점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평균 판매수수료가 26.7%였고, 응답자의 59.4%가 입점 효과에 비해 수수료가 높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무신사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7.6%로 집계됐다.
무신사가 그리는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은 매출 성장세와 K패션 플랫폼으로서의 사업 확장성이다. 실제 무신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8217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IPO 과정에서는 성장률 외에도 거래 구조의 투명성, 개인정보 보호와 내부통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관련 거래, 과거 규제 이슈에 대한 대응 등이 함께 살펴보게 된다. 특히 개인정보 사고의 경우 ISMS 인증을 받은 뒤 약 두 달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보보호 관리체계의 실효성과 사고 대응 능력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공정위 조사 역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위법 여부를 단정할 수 없지만, 직매입 사업을 확대해온 무신사가 입점업체와의 거래 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해왔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신사의 상장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매출이 얼마나 빠르게 늘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며 "최대주주와 개인회사 사이의 자금거래가 어떤 구조로 이뤄졌는지, 개인정보와 거래 공정성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과거 논란을 재발 방지 체계로 연결했는지 등이 함께 검증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낸 무신사로서는) 성장의 숫자와 함께 그 숫자를 뒷받침하는 지배구조·내부통제·리스크 관리에 대한 설명력이 상장 과정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