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는 ㈜명륜당(이하 명륜당)이 가맹점 창업자금 지원 과정에서 회장일가 소유 14개 대부업체에 총 2983억원의 자금을 저리로 대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4억 7200만원(잠정)을 부과하고, 명륜당과 이종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명륜당이 가맹희망자에게 신용 제공·알선 내역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고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를 숨긴 채 정보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서도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 통지명령)과 과징금 44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 두 건을 합친 과징금은 총 148억원(잠정)이다.
지원 대상이 된 14개 대부업체는 삼정엔젤네트웍스, 벤처엔젤네트웍스, 제이에스엔젤네트웍스, 굿투비, 케이비엔젤네트웍스, 에스엠엔젤네트웍스, 엠브이엔젤네트웍스, 디와이엔젤네트웍스, 에이치에스엔젤네트웍스, 이에스엔젤네트웍스, 지에스엔젤네트웍스, 엔에이치엔젤네트웍스, 비아이엔젤네트웍스, 아이제이엔젤네트웍스다.
이 가운데 삼정엔젤네트웍스는 이종근 회장이 지분 75%를, 벤처엔젤네트웍스·제이에스엔젤네트웍스·굿투비는 이 회장 친족이 지분 80~100%를, 나머지 10개 업체는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부당지원행위' 정상금리보다 낮은 연 2.3%·4.6%로 대여
명륜당은 '명륜진사갈비' 등 다수의 가맹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14개 대부업체는 이종근 회장과 친족(이하 이종근 일가)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계열회사로, 명륜당 가맹희망자와 가맹점주 등을 상대로 대부업을 해왔다.
명륜당은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가맹점주에게 무이자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약정' 제도를 운영했다. 그러나 2021년 말부터 이자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기로 결정했고, 약 3년에 걸쳐 대부업체 14개를 순차적으로 설립했다.
설립 시기는 2021년 1개, 2022년 2개, 2023년 10개, 2024년 1개다. 2022년 하반기 명륜당이 '명륜진사갈비 뉴버전(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맹점주와 창업희망자의 대부업체 이용 수요가 늘자 2023년에 10개 업체를 설립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명륜당이 가맹점주에게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이종근 일가가 지배하는 대부업체를 자금지원 구조에 편입시켰다.
이어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2026년 4월까지 4년 3개월 동안 14개 대부업체에 정상적인 자금조달 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연 2.3% 또는 연 4.6%로 총 2,983억 원(대여금액 누적총합)을 빌려줬다. 한도대여 방식의 특성상 대여 총액을 특정 시점의 금액으로 정하기 어려워, 총 대여금액은 행위기간 동안의 차입금액을 단순 누적해 합산한 금액이다.
공정위 조사에는 또 정상금리를 적용하면 대부업체들이 내야 할 이자는 합산 약 316억 원이지만, 실제 지급한 이자는 약 99억 원에 그쳤다. 그 차액인 약 217억 원이 대부업체들이 조달비용 절감으로 얻은 경제상 이익, 즉 지원금액이다. 정상금리는 지원주체와 지원객체 사이의 자금거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황에서, 지원객체와 특수관계 없는 독립된 자(금융기관) 사이에 거래가 이뤄졌다면 적용될 금리를 뜻한다.
자금대여는 대부업체별로 100억~150억 원의 약정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인출·상환하는 한도대여 방식이었다. 14개 대부업체는 모두 이종근 회장의 주도로 설립됐으며, 이 회장은 명륜당이 대부업체에 자금을 빌려주는 과정의 주요 사항을 직접 결정하고 대부업체 운영 전반의 세부 사항에도 관여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명륜당은 가맹점주가 대부업체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명륜당이 대신 갚도록 약정해 대부업체가 통상 부담하는 대손위험도 크게 낮춰줬다. 대부업체 대부분은 별도의 상주직원이 없었고 대표이사는 명륜당이나 계열사 '펜플'의 전·현직 직원이었으며, 대부업법상 최소 등록요건을 맞추려 1평 남짓의 공유오피스를 빌려 운영했다. 그런데도 명륜당으로부터 업체당 최대 100억~150억 원의 자금과 대손위험 경감 지원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지원으로 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워 시장 진입 자체가 힘들었을 14개 대부업체가 자금조달 비용과 위험을 낮추고, 경쟁사업자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2025년 기준 14개 대부업체의 대부채권 잔액 합산액은 전체 8,203개 대부업체 중 27위 규모까지 커졌다. 업체별로 보면 149~392위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부당지원으로 대부업 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지위가 크게 강화돼 공정한 거래질서가 저해됐다고 밝혔다.
◆'허위·기만적 정보제공행위' 정보공개서에 '해당사항 없음' 기재
명륜당은 가맹점 개설을 위해 상담하거나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가맹점사업자 등에게 특수관계에 있는 대부업체의 대출을 알선했다. 이러한 특수관계를 전제로 대출상담, 대부계약 체결, 원리금 상환, 대위변제 약정, 채권양수, 근저당권 설정 등이 서로 연결돼 운영되는 거래구조였다.
그럼에도 명륜당은 정보공개서에 기재해야 하는 신용 제공 관련 사항을 '해당사항 없음'으로 적어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 또 가맹점 개설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인 대부업체와의 관계, 대출의 구체적 조건,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의 연계성, 대출금 상환방식 등을 가맹희망자 등에게 숨겼다. 이로 인해 가맹희망자 등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가맹계약을 체결해, 가맹점 개설 여부와 개설자금 조달 방식이 적정한지 충분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가맹본부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오너일가 소유 대부업체를 설립하고 저리로 자금을 제공해 사익을 추구한 행위를 적발·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맹계약과 연계된 대부조건과 특수관계 사실이 계약 체결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정보로서 가맹희망자에게 제공돼야 함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가맹사업 등 민생 분야에서 계열회사에 대한 부당지원과 이를 통한 사익추구 행위, 허위·기만적 정보제공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