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왜 망했나

2010.12.08 16:09:12

지배층 부패에 대한 비판 '대한제국아 망해라' 출간

구한말 고종 때 일이다. 전라도 보성군에 돈 많은 과부가 살았다. 이 과부 집에 개가 한 마리 있었는데 개의 발이 노란색이어서 '황발이'로 불렸고 동네 사람들도 그 집을 '황발이 집'이라고 불렀다.

당시 벼슬을 사고파는 매관매직이 성행했는데 매관매직을 중개하던 한 남자가 황발이를 부잣집 주인의 이름으로 착각하고는 매관매직을 일삼던 관료를 꼬득여 황발이에게 '감역관'이라는 벼슬을 내리게 했다.

황발이가 개인줄은 꿈에도 몰랐던 이 남자는 과부를 찾아가 벼슬을 받은 대가로 5천500냥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과부는 "덕이 크신 임금님이 계셔서 하찮은 가축에게도 은혜를 베푸시니 내가 벼슬을 한 것보다 더 큰 영광입니다"라고 말하며 돈을 내주고 자기 집 개를 '황 감역'이라고 불렀다. 
이 기막힌 이야기는 한말 정치가이자 독립운동가 윤효정(1858-1939)이 쓴 '풍운한말비사'(風雲韓末秘史)에 나오는 내용이다. 
윤효정은 "이렇듯 매관매직이 개에게까지 미쳤으니 참으로 웃지 못할 기막힌 일이다"고 현실을 개탄했다. 
신간 '대한제국아 망해라'(다산초당 펴냄)는 '풍운한말비사'를 현대어로 편역한 것이다. 
윤효정은 이 책에서 대한제국이 단순히 일제의 침략에 의해 망한 것이 아니라 지배층의 부패로 인해 일본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대원군과 명성황후의 모습도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나라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명성황후는 벼슬자리를 판 돈으로 연회를 즐기고 자기 소생의 원자를 세자로 책봉시키기 위해 갖은 모략을 꾸미는 인물로, 대원군은 정치권력을 위해서라면 친형마저도 죽음으로 몰아넣는 냉혈한으로 그려져 있다.

박광희 편역. 420쪽. 1만8천원.

연합뉴스
 


KJTimes 뉴스팀 기자 news@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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