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롯데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새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적극적인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롯데그룹은 표면적으로는 오너일가 간 갈등과 롯데그룹의 경영은 별개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긴급 사장단회의가 소집되는 등 초긴장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전방위적인 공세와 더불어 기존대로 일본롯데 경영을 자신이 하겠다는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와 롯데가 등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장악한 신동주 전 회장은 전날 국내 언론사 몇몇 곳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공개 활동에 나섰다. 이례적인 이번 행보는 그만큼 신동빈 회장에 대한 장외 공세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 언론사를 방문해선 자신이 일본 롯데를 맡고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맡는 일종의 원상복귀 타협안을 주장했다. 신동빈 회장과의 직접적인 대화는 아니지만 언론을 통해 일종의 분쟁 타협안을 제시한 셈이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그는 이 자리에서 “형으로서 동생과 타협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아버지가 전체 롯데그룹을 총괄하고 내가 일본 비즈니스를 맡으면서 계속 한국 롯데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하고, 동생은 그 자금을 받아서 한국 비즈니스를 키우는, 예전으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 같은 타협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여러 소송이 사실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수순이기는 하나 직접적으로 신동빈의 롯데 체제를 뒤흔들만한 건은 없다. 때문에 장외공세로 여론전을 강화하면서 한편으로는 타협안을 제시하는 양동작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공세의 고삐도 더욱 바짝 죄고 있다. 지난 20일 롯데그룹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의 퇴거 요구에 대해 자료를 배포하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른 직원들(신동주 측)의 근무와 출입을 방해하면 민형사상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롯데그룹 측은 초긴장 상태다. 이번 분쟁이 롯데 경영과는 무관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으나 전날 롯데 사장단이 긴급 소집돼 회의를 갖는 등 대책논의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카드 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는 이번 분쟁을 포함해 신동빈 회장이 발표한 롯데 개혁안을 컨트롤하는 정책본부 황각규 운영실장(사장)이 진행했다.
롯데그룹 측은 ‘내년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라고 사장단 회의의 성격을 밝혔으나 관련업계와 롯데 내부에서조차 '신동주 파장 대응책 논의'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