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 CJ그룹이 알짜 회사인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하게 되면서 이후 행보에 재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알려진 CJ헬로비전 매각가격은 1조원 가량이다. SK텔레콤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약 54% 가운데 30%를 현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에 인수할 예정이다. 나머지 지분은 CJ오쇼핑이 2019년까지 보유하고, SK텔레콤은 이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갖는다.
10월 30일 기준 CJ헬로비전의 주가는 1만900원이다. CJ오쇼핑이 보유한 지분 30%를 5000억원에 매각한다면 이는 현재 시가의 2배 정도인 주당 2만1520원에 해당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헬로비전 매각을 계기로 이미 일정 궤도에 오른 문화 콘텐츠와 미디어 사업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확장,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예상 이면에는 CJ그룹이 밝혔던 청사진이 자리를 하고 있다. CJ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그룹의 문화사업 매출을 15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려 세계 10위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혀왔다.
일례로 CJ그룹의 물류사업자인 CJ대한통운은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의 세계 톱5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멀티플렉스 CJ CGV는 현재 6개국 1637개 수준의 스크린 수를 2020년까지 12개국 1만여 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CJ E&M은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적극 개발해 글로벌 IP(지적재산권) 확보에 주력하면서 세계적인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재계 일각에선 CJ그룹이 CJ헬로비전 매각으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문화기업으로서의 정체성 강화와 글로벌사업 확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미래 먹을거리를 위한 신성장 동력 사업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계 또 다른 일각에선 CJ그룹이 이번 CJ헬로비전 매각과 관련해 코웨이, 동부팜한농 인수전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CJ그룹은 “이번 매각 건은 코웨이 인수와 무관하게 이뤄진 별개의 거래”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CJ그룹은 그룹 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 속에 최근 3년간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성장의 기회조차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껴왔다.
CJ그룹 관계자는 “2020년이 불과 5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그룹 매출은 30조원 턱밑에서 3년째 정체돼 있고 투자 역시 지난 2∼3년간 주춤하면서 위기감이 큰 상황”이라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그룹의 핵심사업을 강화할 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