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필주 기자]지난해 국내 대형 전업계 카드사의 실적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업계와 금융감독당국은 대손충당금 상승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연체율이 상승하면서 6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KB국민카드를 제외한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BC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6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의 2조7000억원에 비해 52.0%, 1조4000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해 6월말부터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했다. 신용판매와 카드대출을 분리해 충당금을 쌓게 했는데 연체 1개월 미만의 정상여신의 경우 신용판매는 1.5%, 카드대출은 2.5%를 쌓도록 했다.
연체 1개월이상 3개월 미만에 해당하는 요주의 여신의 경우에는 신용판매 40%, 카드대출 50%로 충당금 적립 기준을 대폭 높였다.
이 영향으로 전업카드사의 대손비용은 2010년 32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903억원으로 급증했다.
연체율은 지난해말 현재 1.91%로 전년말(1.68%)에 비해 0.2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사용이 각각 33.4%, 9.6% 늘어났으나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이 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3천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0년 전업카드사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등의 특별이익 8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순이익은 6천억원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충당금 적립 기준이 높아져서 카드사들의 순이익도 많이 줄었다”면서 “연체율이 올라가면 충당금도 많이 쌓아야 하므로 대손비용이 늘어나 카드사들의 순익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충당금 적립 강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감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카드사들의 외형 증가세는 감독 당국이 외형확대 경쟁을 억제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겸영 카드사를 포함한 전체 카드자산 잔액은 지난해말 현재 79조7000억원으로 전년말의 75조6000억원에 비해 4조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지난해 558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9% 늘었고 신용판매는 9.6%, 카드대출은 1.5% 각각 증가했다.
반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68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3.4% 늘어나며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체크카드는 지난해말 현재 8975만매로 전년말보다 1301만매(17.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