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평택 ‘우한 폐렴’ 유언비어 난무…메르스 악몽 잔상인가

2020.01.28 17:39:28

[KJtimes=견재수 기자]중국에서 발생한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100여 명을 넘어서면서 전 세계가 신종 감염병의 확산에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 5년 전 메르스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오후 6시경 기자는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평택에 거주하는 한 지인이 보내온 문자에는 28일부터 31일까지 평택 내 모든 어린이집이 임시 휴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평택시는 이날 오후 5시 긴급회의를 열고 이 같은 긴급공지를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전달했다.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평택 거주자로 확인된데 따른 조치였다. 이후 유치원도 휴원령에 포함됐다.


지인 A씨는 전국에서 (어린이집 휴원은) 평택이 유일하다메르스 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네 번째 확진자가) 평택 내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돌아다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우한 폐렴이 어느 정도로 위험하냐며 기자에게 되묻기까지 했다.


평택시민들 사이에서 이러한 소문이 확산되자 28일 평택시장이 직접 나서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게 B씨의 전언이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 B씨는 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로 관광을 갔다가 20일 귀국했고 21일 감기 증세가 나타나면서 평택에 있는 365연합의원을 찾아 첫 진료를 받았다.


이 남성은 25일에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하면서 같은 의원을 다시 방문했고 해당 의원이 보건소에 신고하면서 A씨는 능동감시자(우한 폐렴 의심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로 분류됐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이 해당 남성이 진료를 위해 찾은 첫 날 당국에 신고했다면 지금과 같은 불안감은 야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해당 의원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메르스 확진 환자가 경유한 곳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의원은 진료를 중단하고 문 닫은 상태다

  

질본이 B씨의 동선을 파악해 28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해당 남성이 총 96명과 접촉했으며 이 가운데 밀접접촉자 32명은 자가 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만약에 자가 격리 대상자들 중에서 추가적으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올 경우 평택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휴원이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평택은 또 다시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와 같은 혼란에 빠져들 수도 있다.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였던 평택은 당시 평택성모병원 입원환자 34명과 간호사 3명 등 모두 37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메르스 풍파를 겪었던 평택이 이번엔 우한 폐렴 확진자 소식에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한 폐렴 세 번째와 네 번째 확진자 사례를 통해 검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된 만큼 병원과 정부 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현재의 사태를 자초한 것은 아닌지 지금부터라도 자각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견재수 기자 ceo0529@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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