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공포가 증권가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전망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해외發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9일 한화투자증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3월 지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면서 미국의 2월 경제지표 호조가 현재 시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의 경우 현재 코로나19의 지역 감염이 막 진행되는 단계로 평가되며 추가 확산 우려 및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향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미국 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통해 실질적인 소비 위축 및 고용 부진 신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하이투자증권은 한국과 일본의 상호 입국 제한 조치가 시작됐으나 항공운송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이미 양국을 오가는 여객이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라는 이유에 기인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일부 항공운송 업체에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 수요가 위축돼 업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케이프투자증권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리 인하로 은행업종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KB금융[105560]과 신한지주[055550]의 목표주가를 각각 6만원과 4만8천원으로 내렸다. 또 하나금융지주[086790](5만원→4만5000원), 우리금융지주[316140](1만5000원→1만3000원), 기업은행[024110](1만5500원→1만3000원)으로 조정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해당 차주의 연체 금액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며 기존 대출의 연체 외에 이자 지원이나 대출만기 연장, 초저금리 대출 집행 등 은행의 민간 지원은 실적에 의미 있는 부담을 주기보다는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지수와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 증감 등 미국의 2월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며 “하지만 이는 미국 내 코로나19의 확산이 반영된 결과로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2월 지표보다는 3~4월 경제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달 중순부터 발표되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 IHS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반영해 미국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양국 사이 긴장이 다시 고조됐지만 이번 조치가 예정대로 3월 말에 끝난다면 항공운송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조치 전부터 한일 간 여객이 급감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여객이 감소하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을 오간 항공 여객은 지난 2월 첫 주 14만7000명에서 마지막 주 9만6000명으로 급감했다”면서 “지난해 2월에는 매주 27만∼29만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을 오간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와 관련 주요국 시장금리는 최저치를 재차 경신하거나 전저점에 근접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며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은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이런 금리 하락은 경기 충격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자마진을 줄여 은행업종 수익성에 부정적”이라면서 “전국적인 경제활동 위축으로 제조업종 및 소상공인의 현금 흐름으로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