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건소 공무원의 고충 “자가격리 이탈자들과 매일 전쟁”

2020.04.13 15:10:56

보건소 공무원 A씨, 자가격리 이탈 관련 언론보도는 빙산의 일각…해외입국자 ‘코로나 뇌관’
최근 2주간 해외입국자들 중 공항 검역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382명…자가격리 통제 ‘구멍’

[KJtimes=견재수 기자]미국, 일본, 유럽 주요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나흘 연속 40명대 아래를 유지하며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드는 양상이다.


특히 12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전체 확진자의 64.8%가 나온 대구지역에서 지난 1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상당수 의료진과 보건 당국자들은 비록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크게 줄었으나 해외유입자와 병원 및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재확산 불씨가 여전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 OOO보건소 공무원 A씨는 “(해외에서 입국한) 자가격리자들의 이탈이 가장 큰 문제라며 언론에서 보도되는 해외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위반 시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 공무원들과 경찰은 매일 자가격리 위반자들과 쫓고 쫓기는 전쟁을 벌이다시피 한다밤낮 없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보건 당국자들의 노고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엄벌로 통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일 밤 10시 전에 퇴근한 적이 없고 주말도 출근을 해서 방역 활동을 한다몸도 마음도 지치지만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를 잘 지키는 것만이 코로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도 해외에서 입국한 유학생이나 교민들 중에서 자가격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례가 많은데 이들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천지 같은 집단감염 사태가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 당국은 자가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지만 빠른 전파력을 갖고 있는 코로나19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통제가 관건으로 꼽힌다.


일례로 미국에서 입국한 68대 남성 B씨의 경우 사우나 등을 전전하며 하루 두 차례나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에 체포됐다. 자가격리 대상자였지만 국내에 일정한 거처가 없던 그는 11일 낮 송파구의 한 사우나를 이용하다 지인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또다시 격리장소를 이탈해 사우나와 음식점을 방문했다가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관할 지자체는 B씨의 입국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지인의 신고가 없었다면 통제 불능 사태에서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로 번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최근 2주간 해외에서 들어온 사람들 중에서 자가격리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자 정부가 자가격리 지침 위반자에게 전자 손목밴드(안심밴드)를 착용시키기로 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안심밴드를 강제로 착용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2주간 해외입국자들 중에서 공항 검역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사람은 382명이다. 이 중 미국 입국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해외입국자들의 자가격리에 구멍이 뚫린다면 코로나19 조기 종식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해외입국자들에 대한 더욱 강력한 자가격리 통제가 필요해 보인다.



견재수 기자 ceo0529@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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