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K그룹, 최태원 회장 ‘대한상의’ 찍고 ‘IOC’ 가나

2021.02.10 08:51:30

- IOC 위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 ‘솔솔’
비인기종목·사회공헌 연결 분야의 투자 증액 예상

[KJtimes=견재수 기자]SK그룹이 산하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신세계에 매각했다. 앞서 신세계는 두산그룹 구조조정 당시 두산베어스 야구단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관련업계는 신세계의 프로야구단 인수에 대해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그룹이 롯데자이언츠를 운영하면서 얻는 지역 연고(부산경남) 및 대중노출 효과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한 때 개인적으로 라이딩(할리데이비슨)과 요트에 심취한 바 있고 경영선상에서 임직원-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해 온 라이프스타일과 주관도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중반, 전 계열사에 위기 대응 차원에서 유동성 확보에 전력을 다하라고 특별 지시를 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지시에 대해 재계 안팎에서는 프로야구단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강하게 나온다.

 

예컨대 프로야구단은 돈만 쓴다는 이미지가 강하고 그룹 주력 사업 연고지들인 이천-용인, 청주, 울산 등과 비교해 인천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의 인연이 다소 희석됐다는 점이다.

 

그룹사업 주축이 정유-화학-반도체로 기울며 텔레콤-의류사업(교복/타미힐피거 등)-전자상거래와 같은 B2C 베이스의 그룹 내 비중은 상대적으로 옅어졌다는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태원 회장, IOC위원 도전 가능성 솔솔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IOC 위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SK의 재단-스포츠단 운영은 사회공헌-비인기스포츠라는 키워드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의 IOC 위원이 김용운-박용성-이건희 전성기 이후 줄줄이 사건사고 등으로 사라지고 현재는 탁구선수 출신 유승민 선수위원이 유일하다.

 

중국은 3명의 정식 IOC위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국제무대에서 스포츠 외교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 회장의 IOC위원 도전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스포츠 외교 영역을 확장하고 국격 상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한다.

 

사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핸드볼-장애인스포츠(휠체어농구) 등에 꾸준히 기여하며 국제스포츠계에 지명도가 낮지 않다. 또한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예상)되면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포지션에 오르게 된다.

 

이에 반해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회장, LG 구광모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등은 나이가 어리거나 스포츠계 기여도, 사회적 환경 등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한국이 IOC 위원으로 밀어줄 수 있는 인사는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본다면 SK는 장차 최태원 회장의 위상 및 입장 변화 등을 감안해 스포츠단 운영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을 내야 하는 프로구단(한국은 모기업 홍보가 메인이지만)은 정리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비인기종목과 사회공헌과 연결되는 분야의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제주SK 프로축구단은 가급적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축구가 국가 간 스포츠경쟁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국내 프로축구 태동기에는 유공축구단으로 국내리그를 선도했으며 이후에도 국내 축구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부산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2부 리그로 떨어진 후 1부 리그 복귀를 위해 전력투구를 해왔는데 SK2부 리그로 떨어지자마자 축구단을 정리하면 대조적인 모습 때문에 상당한 반발과 이미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스포츠계 내부에서는 프로야구단 삼성라이온즈와 남자프로농구단 서울삼성매각설도 솔솔 연기가 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고 이건희 전 회장의 와병으로 이재용 체제가 은연중 시작되던 시기, 스포츠단 운영이 제일기획 담당으로 넘어가며 그룹차원의 관심과 투자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한 적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스포츠계는 이런 점에서 매각설에 심증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정통한 인사에 따르면 그룹 수장인 이재용 부회장이 서구적 실용’ ‘실리중심 스타일인데 삼성라이온즈가 추구해온 ‘1등 주의와 이를 위해 돈 질(?)을 하는 구단운영은 이재용 스타일이 아니라고 한다.

 

또 수장이 수감돼 있는 현재 상황에서 반도체-파운드리-휴대폰-통신장비-전장-2차전지-디스플레이-중공업 등 무수한 그룹 중대 현안들과 비교해 스포츠단 운영은 비중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매각설에 무게가 실린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삼성 측의 분위기는 야구계에서 어느 정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야구계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고 최근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카카오, 하림 등이 삼성 측 동향을 파악하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앞서 두산베어스를 노렸던 대림이나 호반건설과 카카오, 하림 등이 다음 프로야구단 운영에 도전할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현재 프로야구단을 운영 중인 그룹들과 상기 후보군 그룹들과의 접촉 여부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두산베어스 매각설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산베어스 매각설이 회자될 당시 KBO신세계 외에 관심을 보인 곳이 2개 그룹 더 있다고 했다. 이들 그룹은 대림과 호반건설이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은 야구단 가격 정도로는 구조조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너 일가의 야구사랑이 지극해 매각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견재수 기자 ceo0529@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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