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뛰어들어 30대 생명 구한 70대 김하수씨 등 시민 4명에게 ‘LG의인상’ 수여

2022.03.29 16:37:24

[KJtimes=김봄내 기자]LG복지재단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김하수(70), 이광원(42), 송영봉(51), 퇴근길 화재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32)에게 각각 ‘LG의인상을 수여했다.

김하수씨는 지난 29일 오후 1030분경 경남 거제시 근포 방파제 인근 편의점을 다녀오다 어두운 바다 위에 사람이 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김씨는 지나가던 차를 세워 신고를 요청한 뒤 곧바로 겉옷을 벗어두고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었다. 물에 빠진 30대 남자는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지만 호흡은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김씨는 한 손으로는 그의 몸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뗏목 구조물을 붙잡은 채로 해경이 도착할 때까지 20여분을 버텼다. 김씨 덕에 구조된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하수씨는 젊은 청년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이도 잊은 채 물 속으로 뛰어들게 됐다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다만 이후 선행 소식을 들은 딸로부터 사람을 구한 일은 뜻 깊지만 아빠도 위험할 뻔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웃었다.

지난 220일 오후 3시경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 인근 식당에서 일하던 이광원씨는 항구 주차장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바다로 떨어져 추락하는 사고를 목격했다. 당시 차량에는 4명이 탑승해 있었고, 차량 내부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씨는 곧바로 차량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고, 15m를 헤엄쳐 간 후 반쯤 물에 잠긴 승용차 문을 열려고 했으나 수압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때마침 주변 사람들이가까운 선박에 있던 밧줄을 그에게 던졌고, 이씨는 밧줄을 차량에 묶고 주변 사람들이 항구 쪽으로 끌어당겼다. 승용차가 항구에 가까이 왔을 때 앞좌석의 2명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 상인들의 도움으로 육상으로 올라왔으며, 뒷좌석에 있던 한 명은 이씨가 문을 열어 탈출시켰다.

이씨는 구조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물 밖으로 나왔으나 한 사람이 더 갇혀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지붕만 겨우 보일 정도로 가라앉은 차 안에서 안전벨트를 풀지 못해 갇힌 마지막 탑승자를 힘껏 잡아당긴 끝에 간신히 차량 밖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 다행히 4명 모두 건강에 문제가 없었고, 여러 사람이 힘을 모은 덕에 해양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구조 상황은 마무리됐다.

송영봉씨는 지난 130일 오후 4시경 대리운전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 울산 동구 방어진 공동어시장 앞에서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진 60대 남성을 목격했다.

송씨는 수영을 못했지만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남성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붙잡았다. 구조대가도착할 때까지 20여분을 버텼고, 해양경찰관과 시민들과 힘을 합쳐 남성을 무사히 구조했다. 익수자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한편, 퇴근길 화재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도 LG의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1231일 오전 9시경 밤샘 근무 후 차를 몰고 귀가 중이던 이 소방사는 경기도 평택시고덕면의 단독주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주택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화재 여부를 판단한 뒤 119에 신고한 이 소방사는 창문을 통해 탈출하지 못한 80대 노부부와 70대 요양 보호사를 발견했다. 그는 구조장비 없이 맨몸으로 뒷문으로 들어가 거동이 불편한 80대 여성을 안고 나오면서 동시에 나머지 두 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LG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한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LG의인상은 2015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174명이다.

 

 



김봄내 기자 kbn@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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