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한국 공적금융, 화석연료 투자 전 세계 1위 불명예 코앞"

2024.04.04 18:32:22

2020~2022년 한국, 40조 5000억원 화석연료 지원에 쓰여…대부분 가스 투자
한국 제외한 1위 캐나다 및 주요 국가들, 탈화석연료 금융 물결 이어나가



[KJtimes=정소영 기자] 한국이 전 세계에서 공적금융으로 화석연료에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하는 2번째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은 가운데, 1위인 캐나다가 신규 화석연료 투자 종식을 선언해 이대로라면 한국이 사실상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에 나랏돈을 가장 많이 투자하는 1위 국가로 등극할 예정이다.

3일 미국 기후환경단체인 오일 체인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 이하 OCI)이 공개한 상위 5개국 화석연료 금융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공적금융에서 한 해 평균 100억 달러(약 13조 5000억 원)를 화석연료 지원에 제공했다. 

1위로 집계된 캐나다(한 해 평균 약 110억 달러)가 2022년 말 ‘청정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Clean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 CETP)’ 이행 계획을 내놓으며 사실상 해외 화석연료 공적금융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화석연료 투자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국가 중에선 한국이 가장 큰 화석연료 지원국이다. 

OCI의 작년 보고서 집계에서 1위 투자국이었던 일본은 한 해 평균 70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를 화석연료에 투자한 걸로 집계되면서 3위로 내려왔다. OCI는 한국의 공적금융 현황 브리프를 포함한 전체 보고서를 오는 10일 발간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한국의 화석연료 금융의 84%가 가스로 흘러들어 갔다. 그 다음으로는 혼합 석유와 가스가 8%, 석탄이 6%, 석유가 2%를 차지했다. 한국 화석연료 금융의 72%는 화석연료의 운송 및 가공, 즉 중류 부문에 투자됐으며, 그 중 대부분은 LNG 운송 사업에 제공됐다. 



 "전 세계 청정에너지 시장 확보에서 한국 많이 늦어"

기후솔루션은 “석탄은 석유와 가스에 대한 공적 투자 중단의 좋은 선례를 제공한다. 지난 2021년 한·중·일 3국의 석탄금융 종식 선언은 세계적인 ‘석탄 금융 퇴출’에 직접 효과를 냈다”며 “마지막 남은 석탄 금융국이었던 한·중·일의 금융지원 중단 결정 이후, 2021년과 2022년 세계 신규 석탄 금융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한국의 화석연료 금융 총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주요 각국이 재생에너지로의 신규 투자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격차를 벌려나가는 가운데, 한국의 공적금융은 재생에너지 주도의 에너지 전환에 투자되지 못했고, 석유와 가스를 지원하는 데 흘러갔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한국의 청정에너지 금융은 연평균 8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에 불과했는데, 이는 화석연료 금융의 1/13 수준에 불과했다”며 “이웃 나라 일본의 청정에너지 금융 규모는 연평균 23억 달러(약 3조 1000억 원)로 한국의 3배 수준인데, 전 세계 청정에너지 시장 확보에서 한국이 많이 뒤처져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적금융 대부분이 해외에서 진행되는 가스나 석유 사업에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가스 인도네시아(Don’t Gas Indonesia) 활동가 시짓 부디오노(Sigit Budiono)는 “대부분 가스 프로젝트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 공적금융의 자금 흐름으로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한국의 공적금융이 가스에 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기후위기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공동체에 사회적, 생태적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기후솔루션 오동재 석유가스팀장은 “현재 선진국 중 석유와 가스에 대한 공적금융 중단을 고심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한국이 신규 화석연료 투자를 계속 고집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한국이 화석연료 투자에 관성적으로 공적금융을 투여하는 동안, 한국 산업의 청정에너지 산업 경쟁력은 다른 경쟁 국가들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더 늦기 전에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정책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국제사회에 천명하고 국내 산업계에 시그널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 저자인 OCI 연구원 클레어 오매닉크는 “전 세계적으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 공적금융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그러나 한국과 같은 G20 국가들이 기후를 파괴하는 화석연료 사업에 매년 100억 달러씩 투자한다면 이러한 국제적 공적금융의 노력이 무색해진다”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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