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정소영 기자]
[KJtimes=정소영 기자] 한국중부발전과 SK E&S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블루수소 프로젝트 보령 블루수소 사업이 기후환경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탄소중립에 역행한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보령 블루수소 프로젝트는 연간 25만톤의 블루수소 생산을 목 표로 하고 있는 총사업비 5조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로 블루수소의 생산과 활용 측면에서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탄소중립 목표에 기여하기는커녕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킬 우려가 크다는 환경단체의 보고서가 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비영리 단체 기후솔루션은 지난 5월 23일 보고서 '보령 블루수소 프로젝트’의 3가지 숨은 그림자”를 통해 보령 블루수소 프로젝트에 숨겨진 문제점과 그로 인한 환경 영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보고서는 블루수소에 관련한 문제점으로 먼저 이달 말에 시행될 예정인 청정수소 인증제를 지적했다. 청정수소 인증제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4개 등급으로 구분됐는데, 이 중 ‘4등급(2~4kgCO2eq/kgH2, 90% 이상 포집 CCS 블루수소)’이 정부가 보령 블루수소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또 정부는 산업부 고시를 통해 액화가스(LNG)를 운송하는 선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에서 제외한다는 예외조항을 넣었는데, 이는 보령 블루수소 사업이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인증제의 근거가 기후환경 측면에서 실제 청정한 기준에 따르고 있는지 객관성이 빈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두번째 문제로 보령 블루수소 사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꼽았다. 보령에서 생산될 블루수소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채굴된 LNG를 보령으로 해상 운송해온 뒤, 이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게 되는데 문제는 가스를 탐사, 생산을 하는 상류 부문과 수송 과정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로 인한 사업의 기후 영향이 과소평가됐다는 것이다.
메탄의 지구온난화지수는 20년을 대기 중에 머무른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의 83배에 육박한다. 또한 메탄은 기체라는 특성으로 누출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데, 이에 상류 부문에서의 의도적 배출, 비의도적 배출 등을 모두 고려하면 메탄 배출률이 전체 생산량의 최대 9.4%에 이른다. 그럼에도 청정수소 인증제는 GWP 산정 기준을 보수적으로 잡고, 상류 부문의 메탄 배출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최근 블루수소 생산에서의 메탄 배출률을 분석한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연구 결과를 보령 블루수소 사업에 적용할 경우 연간 블루수소 25만 톤 생산에 많게는 연간 385만 톤 수준의 이산화탄소(CO2eq)가 배출된다.
이는 보령 블루수소 사업으로 연간 내연기관 자동차 77~128만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령 블루수소 사업에서 생산한 수소를 한국중부발전이 가스복합발전기에서 가스와 혼소하겠다는 계획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수소 혼소율을 50%까지 올리더라도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최대 22%에 불과하며 온실가스 배출이 전제된 블루수소를 사용할 경우 수소 혼소의 전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거의 사라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오히려 수소 혼소 계획이 폐쇄를 앞둔 가스발전의 수명을 연장시켜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막고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고서 저자인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은 “산업부의 실증 특례까지 적용돼 추진돼 ‘청정’으로 포장된 보령 블루수소 사업이 기후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게 널리 알려진다면, 국제사회로부터 큰 비판의 여지도 있다”며 “화석연료 기반 수소의 사용과 화석연료 발전의 수명 연장을 담보하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의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