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청호컴넷-SWNC' 자금 흐름의 진실은?… 영풍 "배임" VS 고려아연 "짜집기" 200억 행방 설전

2025.12.16 11:53:30

영풍,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지창배 전 대표 간 밀약설 제기… 고려아연 "정상적 자산 운용" 법적 대응
영풍 "우회 지원 통한 사익 편취 정황" vs 고려아연 "정상적 자산 운용의 일환"...경영권 분쟁 사법 리스크 확산
개인 투자조합 수익 실현 두고 상반된 해석, 법적 대응 및 고발 예고...영풍, 금융감독원에 진정 제출 검토



[KJtimes=정소영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 연합과 고려아연 현 경영진 간의 갈등이 과거 투자 자금의 흐름을 둘러싼 배임 의혹으로 번지며 격화되고 있다.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익 편취를 위해 회사 자금 200억원이 유용되었다는 구체적 정황을 제시하자, 고려아연 측은 "사실 왜곡을 통한 여론 호도"라며 강하게 맞섰다.

◆영풍 "200억원 수상한 흐름… 최윤범 회장 배임 정황"

영풍은 지난 14일, 공시 자료와 판결문 등을 분석한 결과 최윤범 회장과 지창배 전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공모해 고려아연의 자금을 우회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풍은 해당 자금 흐름이 회사 이익과 무관하게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금 사용의 적정성과 배임 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풍 주장의 핵심은 '고려아연 → SWNC → 세원 → 청호컴넷'으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이다. 영풍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최 회장이 지분 99.9%를 보유한 개인 투자조합 '여리고1호'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청호컴넷의 지분을 인수하며 3대 주주가 된 것이 시발점이다.

이후 2020년 3월, 청호컴넷은 자회사 '세원'을 신설법인인 '에스더블유앤씨(SWNC)'에 2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영풍은 당시 세원의 순자산과 영업이익 규모에 비춰볼 때 200억원이라는 매각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매각 대금의 출처가 고려아연이 SWNC에 대여한 200억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고려아연 자금이 청호컴넷의 재무구조 개선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풍은 "최 회장의 개인 투자조합이 청호컴넷의 주가 상승기에 지분을 전량 매각해 시세차익을 거뒀다"며 "이후 고려아연이 출자한 사모펀드 '아비트리지1호'가 SWNC에 자금을 수혈해 고려아연의 대여금을 갚게 한 것은 자기 돈으로 자기 채권을 갚게 한 비정상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영풍은 이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정상적인 자금 운용… 적대적 M&A 위한 왜곡"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영풍의 주장을 '악의적인 짜깁기'로 규정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투자 건들이 현행 법규와 내부 규정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며 법령 위반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여유 자금 일부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의 일반적인 자산 운용 방식"이며 "영업 부문의 변동성을 헤지하고 추가 수익을 도모하기 위한 재무적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풍이 제기한 의혹 중 상당 부분은 운용사(GP)의 독립적인 결정이거나 고려아연이 관여할 수 없는 제3자 간의 거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M&A를 위해 억지로 의혹을 만들어내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러한 소모적인 공방이 이어지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오히려 영풍을 향해 "각종 환경 문제와 사회적 논란 등 자신들의 시급한 과제부터 해결하라"고 일갈했다.

◆격화되는 경영권 분쟁, 향후 전망은?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폭로전을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한 '진흙탕 싸움'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영풍은 사법 리스크를 부각해 최 회장 측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히려는 전략인 반면, 고려아연은 이를 시장의 흔한 투자 행위로 방어하며 국가 기간산업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검찰 고발과 금융당국 진정서 제출이 예고된 만큼, 향후 사법 기관의 조사 결과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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