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치명적 그림자] 글로벌 경쟁력 속 안전 리스크의 실체

2025.12.22 16:25:29

글로벌 수주에 가려진 '싸구려 안전의식'…반복되는 죽음의 현장
빛나는 성과 뒤에 가려진 참사…중대재해 대표기업으로 '낙인'?

[KJtimes=김은경 기자] HJ중공업(김완석, 유상철 대표이사)이 연이어 발생한 중대재해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해체 작업 중 구조물이 붕괴해 노동자 7명이 숨진 데 이어, 12월 17일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에서도 하청 노동자가 데크플레이트 운반 중 개구부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한 달여 사이에 두 건의 대형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HJ중공업의 안전관리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울산화력발전소 사고는 높이 63m에 달하는 보일러 타워가 해체 과정에서 무너져 현장 노동자 9명 중 7명이 매몰돼 숨진 참사였다. 

부산 오페라하우스 사고는 데크플레이트 작업 중 바닥 개구부로 추락한 노동자는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사고 직후 모든 공종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두 사건 모두 아직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압수수색과 현장 감식, 구조물 분석 등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울산 사고는 구조적 위험과 관리 부실이 결합된 전형적 사례로 지목되고 있으며, 부산 사고는 기본 안전조치 미비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결과적으로 HJ중공업은 단기간에 두 건의 사망사고를 기록하며 ‘안전관리 실패 기업’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HJ중공업은 최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하고 한국해양대상을 수상하며 특수선·방산 분야에서 국제적 신뢰를 확보해왔다. 그러나 반복되는 중대재해는 해외 파트너십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안전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

◆피하기 어려운 '안전관리 실패기업' 오명? 

지난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높이 63m에 달하는 보일러 타워가 해체 과정에서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9명 중 7명이 매몰돼 숨졌다. 이같은 참사를 조사하는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해체 공법 승인 과정과 위험성 평가가 적절했는지, 안전비용 축소나 공기 단축 압박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중이다. 

현재 HJ중공업 공사책임자 4명을 포함해 관계자 9명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고, 경영진 기소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17일 부산 오페라하우스 사고의 경우, '예견 가능했던 추락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데크플레이트 작업 중 바닥 개구부로 추락한 노동자는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당시 사고 직후 모든 공종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난간·덮개 등 기본적인 추락 방지 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원·하청 간 지휘·감독 체계가 작동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 경우 경영책임자에게 징역형과 수십억 원대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현장 관리 실패가 아니라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이 낳은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전문가는 "울산 붕괴 사고를 계기로 HJ중공업의 안전불감증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반복되는 하자와 부실시공 사례가 이미 경고 신호였다"고 지적했다. 

노동·시민단체 역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사고 책임이 아니라 안전을 경영의 문제로 다뤘는 지에 대한 책임"이라며 "경영진이 비용과 일정만 앞세운다면 같은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최근에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하고 한국해양대상을 수상한 회사로 알고 있지만 이런 사고가 반복되면 특수선·방산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온 국제적 신뢰는 한순간에 사라질 것"이라며 "반복되는 중대재해는 해외 파트너십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안전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대표 사과는 있었지만 "끝이라 볼수 없는 재해 사건의 가능성"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와 부산 오페라하우스 추락사 등 잇따른 중대재해 사건이 발생하자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도 공개 사과에 나섰다. 김 대표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된 유가족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죄한다"며 기업 차원의 책임 인정과 수습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HJ중공업의 안전관리 실패는 단순한 현장 문제를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최고경영층의 책임 인식 부재가 가져오는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땜질식 사고 수습과 사과보다는 적극적인 대안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시각이다. 

한편, 최근 HJ중공업은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 수주와 '한국해양대상' 수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과 업계 신뢰를 확보한 바 있다. '한국해양대상'은 한국해양기자협회가 2022년에 제정한 상으로, 해양·해운·조선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인물을 기리는 상이다. 2025년까지 총 4회 개최됐으며 최근 HJ중공업이 수상했다. 

현재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정비·수리·운영) 사업, 조선·방산 분야 특수선 건조, 그리고 국내 건설사업 구조조정 및 대형 프로젝트 수행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HJ중공업은 올해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조선 부문 매출은 약 1581억원, 건설 부문 매출은 약 2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조선 부문 6억원, 건설 부문 42억원 수준이며, 전체 당기순이익은 소폭 흑자를 기록했다.  




김은경 기자 kek@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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