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자동차 부품 제조 중견기업 서진산업㈜이 수년간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법적 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서진산업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7800만 원을 부과하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하도급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서진산업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자동차 샤시 프레임과 차체 바디 부품, 데크 등에 사용되는 금형 제조를 중소 수급사업자들에게 위탁하면서 다수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 문제는 일회성 실수가 아니라, 거래 전반에 걸쳐 구조적으로 반복됐다는 점이다.
◆서면은 사후에, 대금은 깎아서…고질적 하도급 위반
서진산업은 총 16개 수급사업자에게 88건의 금형 제조를 위탁하면서, 법에서 요구하는 계약서를 작업 착수 이후에 교부했다. 하도급법상 원사업자는 거래 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반드시 작업 시작 전에 제공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대금 지급 과정에서도 위법 행위가 확인됐다. 서진산업은 위탁 목적물을 수령한 뒤 법정 지급기한인 60일을 초과해 잔여 대금을 지급하면서도, 이에 따른 지연이자와 어음할인료, 어음대체결제수단 수수료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미지급 금액은 지연이자 9425만 원, 어음할인료 1496만 원, 수수료 481만 원 등 총 1억1400만 원에 달했다.
특히 공정위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체결된 하도급 계약에서도 중대한 위법성을 지적했다. 서진산업은 총 50건의 하도급 계약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입찰 금액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경쟁입찰의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수급사업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 셈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하도급법 제3조, 제4조, 제13조 등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명령과 함께 서면 발급 의무 위반 및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행위에 대해 과징금 3억7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서진산업은 제재를 앞두고 2025년 9월 1일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으나, 공정위는 11월 13일 이를 기각했다. 위법 행위의 중대성과 증거의 명확성, 이미 거래가 종료돼 시정 효과가 제한적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위를 이용해 서면 없이 거래를 개시하거나, 대금을 지연 지급하면서 법정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이번 조치는 경쟁입찰 하도급 거래에서의 위법 행위까지 엄중히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 행위 적발 시 강력한 제재를 통해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