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지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감염 이후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후유증(Long COVID)'은 여전히 전 세계 보건당국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간질환 치료제로 널리 사용돼 온 성분인 UDCA(우르소데옥시콜산)가 특정 시기 환자군에서 증상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는 국내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치료 전략의 새로운 변수로 '치료 시작 시점'이 주목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9일 우루사의 주성분 UDCA가 코로나19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증상 개선 신호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아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월 3일 온라인 선공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후 2~6개월 이내 환자군에서 UDCA 투여군의 증상 개선 비율은 81.6%로 나타났다. 이는 위약군의 57.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수준으로(p=0.035), 단순 비율로 비교할 경우 약 43% 높은 개선율이다. 반면 감염 후 6개월 이상이 지난 환자군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연구과제로 진행된 국내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다. 서울아산병원과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이 참여해 2024년 7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과 UDCA의 치료 가능성을 평가했다.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환자를 무작위로 나누어 약물 투여군과 위약군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약물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대표적인 임상 연구 방법이다.
연구진은 단순한 증상 변화뿐 아니라 환자의 면역 반응 변화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증상이 호전된 환자군에서는 체내 염증 관련 지표가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으며, 이러한 변화는 감염 후 2~6개월 환자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염증 감소가 UDCA의 직접적 약리 작용인지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후유증 치료 전략의 '시간 변수'
코로나19 후유증은 감염 이후 피로, 호흡곤란, 인지기능 저하,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복합 질환으로 분류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주요 보건기관들은 이를 새로운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표준화된 약물 치료법은 확립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환자 관리 역시 재활치료나 증상 완화 중심의 접근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특정 약물의 치료 효과 자체보다는 '치료 개입 시점'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감염 후 시간이 오래 지난 환자군에서는 약물 효과 신호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비교적 초기 단계인 2~6개월 환자군에서는 개선 경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UDCA는 오랫동안 간 기능 개선 및 담즙 관련 질환 치료에 사용돼 온 성분이다. 최근에는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담석 형성 예방 효과 연구와 함께 코로나19 감염 예방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들도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 연구 흐름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제 임상 환경에서 약물 가능성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연구책임자인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은 아직 표준화된 약물 치료 전략이 확립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이번 연구는 특정 시기 환자군에서 관찰된 결과를 통해 향후 치료 시점에 따른 접근 전략과 추가 임상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이창재 대표도 "최근 UDCA의 잠재적 가치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 2~6개월 환자군에서 개선 신호가 관찰됐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UDCA의 작용 기전과 최적 치료 타이밍을 보다 정교하게 확인하는 심화 분석과 후속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장기 후유증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보고되고 있는 만큼, 치료 시점과 환자군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을 규명하는 후속 임상 연구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