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은경 기자] 공정당국이 계열사 지원을 위해 임대차 거래를 가장한 자금 지원을 벌인 기업집단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장기간 이어진 우회적 자금 대여 구조를 적발해 공정거래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HDC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가 적발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명령과 함께 약 171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조치를 결정했다.
문제가 된 거래는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아이파크몰은 낮은 입점률과 대규모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HDC는 2006년 아이파크몰 매장 일부를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약 360억 원 규모의 임대보증금을 지급했다. 동시에 해당 매장의 운영권을 다시 아이파크몰에 맡기고 수익을 나누는 별도 계약을 맺었다.
표면적으로는 임대차와 운영 위임 구조였지만, 실제로는 자금을 빌려주고 극히 낮은 이자를 받는 방식과 유사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아이파크몰이 지급한 수익 배분액을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약 0.3% 수준에 불과했다.
◆17년간 '저금리 지원'…시장 경쟁 왜곡 판단
이 같은 구조는 2020년까지 유지됐고, 이후에도 대여 형태로 전환돼 저금리 자금 지원이 이어졌다. 그 결과 아이파크몰은 장기간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경쟁사 대비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아이파크몰은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신규 점포를 개장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성과가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는 부당지원의 결과라고 판단했다.
특히 과세당국과 법원 역시 해당 거래를 우회적 자금대여로 본 점도 이번 제재의 근거로 작용했다. 대법원 판결에서도 거래의 실질이 인정되면서 법적 판단이 뒷받침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기업집단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 기조를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한 공정거래 전문가는 "형식이 임대차라 하더라도 실질이 자금 지원이라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사례"라며 "기업 내부거래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거래 형식과 무관하게 부당지원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편법적인 내부 지원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위법 사례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