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바름 기자]‘성장 엔진’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수출이 위태로운 분위기다. 일각에선 더는 ‘수출만이 살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수출에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이 위축되면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전·휴대전화·철강 등 주력 제품의 수출 또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로 정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4.2%였던 수출 증가율은 2분기 3.4%, 3분기 2.2%, 4분기 1.4%로 네 분기 연속 하락했다. 급기야 올해 1분기에는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0.2%가 되면서 성장률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지난 12일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3.1%에서 -1.9%로 낮췄다.
무엇보다 문제는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과 밀접한 원·엔 환율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7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로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저 심화는 안 그래도 고전하는 수출 기업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의 수술 주력 품목 대부분이 일본과 겹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주력 13개 산업군 대부분이 일본의 주력 수출품과 중복되고 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수출만으로 성장률을 떠받칠 수 없다는 사실을 바로 봐야 한다”며 “내수, 금융산업 등 살려야 할 것들이 수출 외에도 많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연평균 원·엔 환율이 900원일 경우 국내 총수출은 지난해보다 약 8.8%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