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주, 민유성 사단과 ‘삐걱’되는 속사정

2016.08.16 08:44:22

1000억 쓰고도 ‘헛발’만…성과는 없고 비리의혹에 ‘부담’ 가중

[KJtimes=김봄내 기자]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민유성 사단과의 관계가 삐걱거리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그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민유성 사단 측근들이 최근 비리 의혹 등으로 신 전 부회장에게 이 되는 분위기 탓이다.


사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전 산은지주 회장)과 그 측근들은 지난해 10월 각별한 인연도 없이 신 부회장의 원군을 자청하며 롯데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일명 민유성 사단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듯 했다. 이에 그는 약 9개월동안 100억원의 돈을 민유성 사단에게 쏟아부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일단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게다가 민 전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연루설로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더욱이 현재 민유성 사단은 와해 직전까지 내몰린 형국이다.


그러면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사단이 비꺽거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재계에선 신 전 부회장의 막대한 자금 지원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실제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여동안 한달 10억원 이상을 민 고문과 학연·직장 경력 등으로 얽힌 측근들에게 뿌렸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DJ코퍼레이션(회사명 에스디제이)은 지난해 119SDJ 이사회가 3억원의 차입을 의결한 이후 지금까지 9개월여 동안 SDJ는 수차례에 걸쳐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무려 1024600만원의 운영자금을 빌렸다.


또 지난달 26일 이 회사 회장인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15억원을 추가로 차입했다. 명목은 회사 운영자금, 이자율은 0%이며 상환 기일은 2018119일까지다.


사실 등기상 SDJ의 업종은 전자·생활제품 무역업·도소매 등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영권 분쟁 대비를 목적으로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회사인 만큼 재원을 전적으로그의 개인 재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의 사재로 마련된 운영비의 대부분은 이처럼 민유성 고문과 그 측근들 이른바 민유성 사단에 흘러들어간다. SDJ는 현재 사모투자펀드회사 '나무코프'와 계약을 맺고 경영권 관련 자문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나무코프의 회장이 바로 민 고문이다.


뿐만 아니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은 한국과 일본에서 경영권 관련 소송을 대행하는 법무법인 양헌(김수창 대표변호사), 두우(조문현 대표변호사)에 법률자문료로 지급된다. 김수창, 조문현 변호사는 민 고문과 경기고 동창이다.


SDJ코퍼레이션에서 홍보 등을 맡은 정혜원 상무도 산업은행 홍보팀 출신이다. 올해 초까지 SDJ 안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전 비서를 맡았던 권종순씨도 서강대 경제학과 74학번으로 민 고문과 같은 학교 같은 학번이다.


이렇듯 민 고문과 학연·직장 경력 등으로 얽힌 측근들은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막대한 실탄(?)을 지원받았지만 아직까지 이들 민유성 사단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결과는 참패로 나타났다.


실제 민유성 사단의 코치를 받은 신 전 부회장은 그룹 경영권이 걸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올해 3, 6월 두 차례에 걸쳐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패했다.


소송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개시 관련 법정 심리에서 그동안 민유성 사단의 김수창, 조문현 변호사는 줄곧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고, 성년후견인 논의 자체에 매우 불쾌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돌연 신격호 총괄회장의 치매약(아리셉트) 복용 사실을 공개하는 자살골을 넣으면서 오히려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지정 가능성을 키웠다.


재계와 법조계 일각에선 만일 조만간 법원이 후견인 지정을 결정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공인될 경우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사단이 강조해온 신동주 전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고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동반 복귀해야한다는 명분과 논리는 뿌리부터 흔들릴 처지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주총을 앞두고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사단은 주총 승리의 열쇠인 종업원지주회에 회원 한 사람당 25000만엔(한화로 25억원 상당)의 주식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묘안을 내놨지만 무시도 당했다.


재계에서 꼽는 두 번째 비꺽거리는 이유로는 민 고문이 미미한 성과 뿐 아니라 최근 개인의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까지 겹쳐 신 전 부회장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을 꼽는다.


민 고문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관련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과 관련, 대우조선과 2008년말부터 2009년초 20억원대 계약을 맺은 ‘N’ 홍보대행사를 압수수색했다. 이 홍보대행사의 박 모 대표는 민 고문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또 대우조선 자금이 민 고문 부부와 두 딸이 전현직 등기이사로 등재된 부동산 거래 회사로도 유입됐을 개연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고문은 이미 이런 의혹들로 출국금지 상태에 놓였다. 때문에 더 이상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을 오가며 종업원지주회 등 홀딩스 주요 주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방어에 나서야 할 책사가 오히려 개인 비리 논란에 휩싸이면서 발이 묶이게 된 셈이다.


민유성 사단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정혜원 SDJ 상무의 행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아예 신동주 전 부회장측 홍보 업무에서 거의 손을 놓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일단 정 상무는 SDJ측 주장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했으나 최근 이 계정이 폐쇄됐다. 지난 625일 일본 홀딩스 주총에도 정 상무는 당초 예정과 달리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40일만에 퇴원해 소공동 롯데호텔로 돌아올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 일각에선 이와관련 민 고문 등의 개인 비리 의혹 탓에 신 전 부회장의 재정 지원이 끊어질 수 있고 경영권 분쟁의 승산이 더 낮아질 경우에는 민유성 사단의 이탈 움직임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현재 민유성 고문은 이 와중에도 여전히 신동빈 회장이 실형만 받으면 경영권을 따낼 수 있다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를 설득하고 있지만 조씨 등의 호응이 예전같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봄내 기자 kbn@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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