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권위로 간 '이마트 여성노동자 인권유린' 논란

2022.05.12 09:23:26

인권위에 ‘이마트 여성노동자 인권침해 차별 시정 진정’ 접수
노조 "자기 의사에 반하는 강제 야간근로 투입" 피해 구제 호소"



[KJtimes=정소영 기자] # 2016년 이마트 해운대점에서 근무하는 계산원에게 벌어진 고객의 욕설·폭언·성희롱 사건에서 피해 여사원을 보호조치 했다는 사측의 답변과 달리 해운대점 관리자들이 여사원의 피해 호소를 외면하고 2차 가해가 발생한 사실이 녹취로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피해 여사원은 대형마트 최초로 감정노동으로 인한 산재로 인정받았다.


# 2019년 이마트 포항이동점에서 20여 명의 여사원이 관리자로부터 수년간 폭언과 막말, 공개적인 모욕 등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회사 측에 알리고 가해자와 분리 조치를 요구했으나 회사는 관리자의 무뚝뚝한 성격으로 발생한 일일 뿐이라며 피해자와 가해자가 수개월 동안 함께 더 근무하도록 해 2차 가해를 방치하고 방조했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 시행 첫날 노동부에 사건을 접수했고, 이마트 사측이 가해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관리자는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돼 인사 조치됐다.


# 2021년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발생한 50대 여사원에 대한 30대 남성 관리자의 폭언과 막말 사건에서도 이마트는 2차례 자체 조사 결과 모두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없다며 가해 관리자와 피해 여사원을 5개월간이나 한 부서에서 더 근무하도록 조치했다. 이로 인해 피해 여사원은 근무 중 스트레스로 쓰러지기도 했다. 결국 노동부에 제소했고, 노동부는 반복적인 욕설 등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있다고 판단, 이마트 사측에 개선을 지도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은 지난 10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여성노동자 야간근로 결정권 박탈하는 이마트 인권침해 폭로’ 기자회견 열고 “이마트 여성노동자 인권유린을 멈추고 여성노동자 야간근로 결정권을 온전히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마트노조는 “그동안 이마트 여성노동자들에게 벌어진 끔찍한 인권유린 사실이 폭로된 이후에도 여성노동자들이 기본적 인권을 지켜달라는 호소를 외면하는 이마트 경영진들의 변하지 않는 태도처럼 이마트 여성노동자들의 인권상황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이마트 여성노동자들은 법 이상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 않다”며 “법으로 정해져 있는 대로 여성노동자의 야간 근로 결정권을 온전히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로기준법 70조1항은 ‘사용자는 18세 이상의 여성을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 및 휴일에 근로시키려면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트노조는 “근로기준법은 더욱 특별한 사회적 보호를 해야 하는 여성노동자의 건강권과 모성보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그러나 이마트에서는 야간근로 결정권 이라는 이러한 여성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지금껏 박탈돼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4년까지 매년 연말 또는 연초 사원별로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한 개별동의를 받아 왔다. 그러나 2015년 연봉계약부터 인사시스템 상 전자 연봉계약서에 이전 연봉계약서엔 없던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내용을 삽입해 연봉계약서에 동의 서명을 받았다.




마트노조는 “사회 통념상 연장, 야간, 휴일근로와 같은 특별한 사정에 의한 추가 근무를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서도 모두 일괄 동의 하게끔 하는 것은 근로자의 이익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이는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에 기여하는 부당한 계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마트 여사원들은 명백한 야간근로 거부 의사를 사측에 전달하고 있음에도 모성보호를 위해 제정된 가장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근로 기준인 야간근로 결정권을 사측으로부터 박탈당하고 있다”며 “특히 이러한 거부 의사전달을 했다는 이유로 차별적 겁박 면담이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성노동자 사업장임에도 모성보호를 외면하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을 지속해서 짓밟고 있는 사측의 야간근로 지시로 지금도 자기 의사에 반하는 강제 야간근로에 투입돼 즉각적인 피해 구제를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트노조는 “이마트 여성노동자들은 이마트 경영진의 여성노동자 차별과 인권유린 상황을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며 “용기 낸 전국 22개 점포 46명의 여성노동자는 법으로 규정한 야간근로 결정권을 완전히 되찾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마트 여성노동자들은 이마트 인권침해 차별 시정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정소영 기자 jsy1@kj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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